대만은 경제 규모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은 한국보다 훨씬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대만의 전체 소매매출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커머스 침투율)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만 내 온라인 소매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4929억 대만달러였다. 이커머스 침투율은 11.5%로 한국(33.7%)의 약 3분의 1에 불과했다. 대만의 이커머스 침투율은 1위인 중국(45.3%), 2위 영국(35.9%)보다 한참 낮고 인도네시아(28.1%), 싱가포르(17.2%), 미국(15.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이 많은 점도 소비시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장조사업체 지닷컴 인게이지먼트랩은 지난해 16∼60세 대만 인터넷 사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구매 관련 설문을 진행했다. ‘온라인 쇼핑 1회에 쓸 수 있는 최대 금액’을 묻는 질문에 16∼30세는 500∼1000대만달러(약 2만1000∼4만2000원)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했다. 반면 51∼60세에서는 1000∼2000대만달러(약 4만2000∼8만4000원)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대만은 한국처럼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돼 경제의 역동성이 하락할 우려가 있지만 중장년층의 소비 여력이 내수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가 됐고, 2025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머커스 기업 차원에서 대만의 높은 인구 밀도는 매력적인 포인트다. 쿠팡에 따르면 2022년 대만의 인구 밀도는 1㎢당 673명으로 한국(515명)보다 높다. 쿠팡 관계자는 “대만은 한국처럼 로켓배송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적절한 환경”이라며 “인구밀도가 높으면 물류망을 촘촘히 구축할 수 있고 쿠팡이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 즉 ‘쿠세권’을 만들기 비교적 쉽다”고 설명했다.
한국처럼 아파트 형태의 주거 문화가 흔하다는 점도 대만에서 쿠세권 구축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수도인 타이베이시에는 아파트가 많다. 한국처럼 대단지 아파트가 많진 않지만, 아파트 문화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에서는 배송 기사가 트럭을 세우고 문을 여닫는 횟수를 단독 주택 단지에 비해 현저히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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