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 상가도 위축]
불황에 낙찰가율 59.3%로 급락
“매물 늘어 적체, 한동안 이어질 것”
서울 종로구 대형 주상복합 2층 상가는 이달 말 7번째 경매를 앞두고 있다. 이 상가는 소유주가 은행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올해 1월 처음 경매에 나왔다.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지금까지 6번이나 유찰됐다. 현재 입찰 최저가는 감정가(1억4200만 원)의 26%인 37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금리와 상가 불황 여파로 경매 시장에서 상가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2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상가 경매는 2301건으로 집계됐다. 2013년 1월(2512건) 이후 1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2년 전만 해도 전국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572건에 그쳤다. 이후 고금리 여파로 경매로 나오는 상가 매물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한 달간 전국에서 상가 경매 1080건이 진행됐다. 지난달 경매 건수는 1년 전의 2배가 넘는다.
반면 상가를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줄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크게 하락했다. 전국 상가 경매 낙찰가율은 2022년 7월 72.3%에서 지난해 7월 68.7%, 지난달 59.3%로 낮아졌다.
서울 상가 경매 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2022년 7월 83건이던 서울 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달 287건으로 뛰었다. 이는 2015년 2월(923건)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서울 상가 경매 낙찰가율도 97.5%에서 77%로 2년 새 20%포인트 넘게 빠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상가 임대시장의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경매 신규 신청 건수도 계속 늘고 있어 매물 적체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