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블랙 먼데이’ 충격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듯하다.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시켜 주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됐고, 일본은행(BOJ)의 구두 개입으로 엔화 강세도 일정 부분 진정된 영향이다. 그러나 지수 회복력과는 별개로 시장 컬러는 뚜렷하지 않다. 거시경제(매크로) 변동성 확대와 부정적인 계절성으로 인한 빠른 로테이션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업종 전략 구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거 유사했던 시기, 즉 수급 혼란 이후 횡보 구간에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했던 업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급락 이후 1∼2개월 동안의 횡보 구간에서 업종 구도가 뚜렷하지 않았던 사실을 고려하면 다가올 9∼10월에는 단기 수익만을 겨냥한 낙폭 과대 업종 매수 전략보다 횡보 구간 이후 반등할 때 아웃퍼폼하는 업종을 미리 매수하는 전략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주가의 바닥은 항상 지나고 나서 알게 되기 때문에 정확한 반등 타이밍을 잡는 건 불가능하다. 현재로서는 높은 금리 민감도와 기존 시장 주도력 등 두 가지 조건의 교집합에 위치한 업종을 선별하는 방법으로 미리 바닥 이후 반등할 업종에 베팅해 볼 수 있다. 현재 교집합에 위치하고, 이익이 견고한 업종들은 반도체, 미디어&엔터, 경기소비유통, 정보기술(IT),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다. 결국 빅테크로 요약될 수 있다.
결국 또 빅테크라는 결론에서 살펴봐야 할 것들이 있다. 이익 개선세가 유지되는 주도주는 강세장 내내 아웃퍼폼한다는 점이다. 과거 세 차례 수급 혼란발 투매 사례에서도 기존의 주도주가 주도력을 잃는 경우는 없었다. 수급 혼란 자체가 기업이익을 훼손하거나 약세장으로의 전환을 촉발하는 이벤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앞서간 기대감 때문에 노이즈가 계속 돌출하겠지만, 빅테크 중심의 이익 질서가 무너진다는 신호는 아직 부재하다.
그렇다면 매수 타이밍이 중요해진다. 단기적으로 넘어야 할 고비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제롬 파월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스탠스 확인과 엔비디아의 대규모 어닝 서프라이즈가 겹치면 생각보다 더 빠르게 기존 추세로 복귀할 수 있다. 다만 각각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의회 질의가 맞물린 점과 높아진 실적 기대치가 부담이다.
매수 타이밍을 잡는 관점에서는 이동평균선을 주목할 수 있다. 현재는 이동평균선들의 정배열(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보다 위에 있는 모습)이 깨진 상태이고, 매수·매도자와 이익·손실이 뒤섞인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상승 추세로의 베팅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주도주의 기존 추세 복귀 시나리오를 예상한다면, 단-장기(20일, 50일, 100일) 이동평균선이 수렴했을 때가 비중 확대의 적기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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