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등에 사용되면 즉시 탈퇴”
현대차-SK도 잇단 회비 납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26일 삼성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를 사실상 승인했다.
준감위는 이날 정기회의를 마친 뒤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회원으로서 의무인 회비 납부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회비 납부 여부는 (삼성)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경협에 납부한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다시 한 번 권고했다”고 단서를 달았다.
앞서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이날 정기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 회장 직무대행을 거쳐 고문직을 수행 중인 김병준 고문을 가리켜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되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보직을 맡았던 김 고문의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한경협 회원사로서 의무를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판단 등에 따라 사실상 승인으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삼성전자 등 삼성의 한경협 회원 계열사들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한경협에 ‘정경유착 리스크 시 탈퇴’ 등 조건부 복귀를 결정한 바 있다. 준감위의 승인에 따라 삼성 각 계열사는 이사회를 거쳐 납부 절차를 마칠 전망이다.
한경협은 올해 4월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에 각 35억 원의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이 중 현대차그룹이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지난달 회비를 납부했고, SK그룹은 지난주에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LG그룹도 11월 주요 계열사 이사회에 맞춰 회비 납부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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