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사진)이 “전자파와 관련된 일부 세력의 악의적인 주장 때문에 전력망 건설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수도권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자파 괴담으로 불안감을 조장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경기 하남시가 동해안∼수도권을 잇는 송전선로의 종착지인 동서울 변전소 증설 사업의 인허가를 불허한 것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6년까지 전력 수요는 2023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이에 맞춰 2036년까지 56조5000억 원을 투자해 비수도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옮기는 송전선로와 변전소를 2021년보다 각각 1.6배, 1.4배 확충할 계획이다.
문제는 주민 반대와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비협조다. 하남시는 동해안 변전소 증설 계획 불허의 이유로 전자파 발생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한전 사장도 지하 변전소가 있는 한전아트센터에서 근무 중”이라며 “전자파 유해성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끝난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2026년 6월 준공 예정인) 동서울 변전소 증설 사업이 지연될 경우 동해안의 값싼 원자력이나 석탄 발전 대신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해야 한다”며 “연간 약 3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력망 확충에 막대한 돈을 투입해야 할 한전의 재정 상황도 문제다. 한전의 총부채는 이미 200조 원을 넘겼다. 김 사장은 “재정 건전화 차원에서 정원을 감축하고 희망퇴직까지 진행했다”며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정부 당국에 계속 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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