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애플과 엔비디아까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 단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면 현재 미국 시가총액 1~3위를 차지하는 세 기업이 모두 오픈AI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등 AI 생태계를 이루는 빅테크 기업들이 오픈AI 투자에 뛰어들며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등에 따르면 애플과 엔비디아가 오픈AI의 새로운 자금 조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AI 경쟁에서 뒤쳐졌던 애플은 새로 출시할 아이폰16에 챗GPT를 포함하기로 하는 등 올해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오픈AI의 주요 칩 공급사로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이번 자금 조달은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사인 스라이브 캐피털이 주관하며, 스라이브 캐피털이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투자하고, MS도 추가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약 17조3500억 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애플과 엔비디아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각각 수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만약 이번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미국 시총 ‘탑 3’가 오픈AI의 대주주가 된다. 빅테크 간 생성형 AI를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며 현재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더 끈끈하게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픈AI도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구글, 메타 등 빠르게 커가고 있는 생성형 AI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챗GPT 왕국’이 점점 커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AI 생태계를 이루는 큰 축인 소프트웨어(MS), 디바이스(애플), 반도체(엔비디아)가 오픈AI를 중심으로 모인 셈이기 때문디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이 이른바 ‘쩐의 전쟁’이 된 지 오래됐다”며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가 일단 구축되고 나면 다른 기업들이 그 틈을 파고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역시 최근 미국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AI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돈이 부족한 기업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바 있다.
최근 오픈AI의 챗GPT는 주간 활성 사용자는 2억 명을 넘어섰다. 약 1억 명이었던 지난해 11월에 비해 약 9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오픈AI는 29일 포춘이 발표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92%가 오픈AI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