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2026년 상반기(1~6월)까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1년에 5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총 투자금액은 1918억 원이다.
2026년 하반기(7~12월)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국내 생산량은 기존 부산공장과 합쳐 연간 10억 개가 된다.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한다. 해외에서 현지 판매용 라면을 생산하고 있는 미국법인(약 10억 개)과 중국법인(약 7억 개) 물량까지 합치면 연간 약 27억 개의 해외 시장 공급 능력을 갖추게 된다. 내수용 물량까지 더하면 농심의 연간 라면 생산량은 총 60억 개에 달하게 된다.
농심 녹산 수출공장은 기존 건면생산시설인 녹산공장 여유 부지에 건설된다. 약 1만7000㎡ 부지에 연면적 약 5만1000㎡ 규모로 지어진다. 농심은 이번 녹산 수출공장 건립을 계기로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수출전용공장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내년 초 현지 판매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유럽시장을 키우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최근 전세계 K라면 열풍으로 수출 물량이 증가하자 기존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했던 부산공장 라인을 증설하며 대응해왔다. 농심은 부산공장 생산시설을 지난해와 올해 각각 1개 라인씩 추가하며 수출 제품 생산량을 늘렸다. 그러나 공장 규모의 한계로 생산량을 큰 폭으로 늘릴 수는 없었다.
대신 해외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며 매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2022년 5월 미국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영향으로 농심 미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021년에 비해 36% 증가했다. 늘어난 생산량을 바탕으로 코스트코,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의 주요 매대를 확보하고, 현지 주류시장 마케팅을 전개해 매출 상승을 이끌어 냈다.
농심은 오는 10월 미국 제2공장에 신규 용기면 고속라인 가동을 시작한다. 신규 라인은 기존 원형 용기면인 큰사발면, 사발면과 함께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형태인 사각용기면도 생산할 수 있다. 라인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법인의 연간 생산 가능량은 8억5000만 개에서 18.8% 늘어난 10억1000만 개가 된다. 농심은 증설을 통해 신라면, 육개장사발 등 기존 브랜드 공급을 늘리고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볶음면 제품군 생산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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