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전 짧게라도 농촌에서 살아봐야 시행착오 줄일 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31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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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A FARM SHOW(에이팜쇼)

31일 ‘2024 에이팜쇼’에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개최한 귀농·귀촌 설명회에서 최민규 농촌공간 대표가 귀농·귀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개인적으로 농촌으로 가는 분들이 단순히 귀촌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의 자격을 갖추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을 목적으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귀농인은 세금 감면이나 연금 및 의료보험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단순 귀촌인과 같은 비(非)농업인들은 별다른 혜택이 없습니다.”(최민규 농촌공간 대표)

31일 열린 ‘2024 에이팜쇼’ 제2전시관에서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의 귀농·귀촌 설명회가 진행됐다. 귀농·귀촌 컨설팅 전문가인 최 대표가 강사로 나선 설명회는 준비된 100여 개의 좌석이 꽉 차 서서 관람하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김영호 씨(59)는 “건강 때문에 귀농을 생각하고 있어 오늘 강연을 듣게 됐다”며 “귀농할 때 효과적으로 시골에 정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상세히 알려줘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김영기 씨(50)는 “강연을 듣는 다른 사람들도 화면으로 나오는 강의 내용을 사진으로 찍는 등 열심히 듣는 게 인상적이었다”라며 “나도 필요한 부분은 사진으로 상세히 남겨뒀다”고 했다.

최민규 대표는 귀농·귀촌을 선택하기 전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으로 농촌을 미리 경험해 볼 것을 추천했다. 섣부른 선택 후에 농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특히 짧은 기간이라도 농촌에 직접 살아보면서 본인이 귀농·귀촌을 할 준비가 됐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귀농·귀촌을 하는 분들의 자본금은 평균 1억7000만 원 정도인데 대부분 농촌에 살아보거나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는 분들이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다”며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 중인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해당 지역에서 살아보면 지역 주민과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도 귀농·귀촌의 체계적인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같은 준비를 거쳤다면 어느 지역에 가서 살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최 대표는 “어떤 지자체에서 어떤 작물로 농사를 지을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경북 성주의 참외, 충북 충주의 사과처럼 지자체가 집중투자 하는 대표 작물이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잘 알아보는 것도 필수”라고 설명했다.

귀농·귀촌 과정에서 각종 투자 사기 등의 리스크 역시 주의해야 한다. 그는 “귀농·귀촌 컨설팅을 하면서 기획 부동산 매입을 권유하는 법인은 대부분 사기”라며 “최근에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한다며 ‘스마트팜’ 투자를 유도하는 사기도 많다”고 했다.

관람객들은 최 대표의 강의 내내 질문을 던지거나 메모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단상에서 내려온 최 대표를 붙잡고 귀농·귀촌 노하우 등을 묻는 관람객들이 몰렸다.

설명회 종료 후 만난 최성희(64) 씨는 “전남 고흥군으로의 귀촌을 고민하던 차에 이날 설명회가 귀촌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 씨는 “1시간 30분의 강의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들었다”며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데 내년에 은퇴 후 남편과 제2의 인생을 설계하러 귀촌해도 되겠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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