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막 앞둔 ‘사회적 가치 페스타’
사회적 기업 40곳 판매 부스 마련
시니어 손그림-업사이클링 용품 등… 식품-패션-생활 분야 제품 선보여
“판매-유통 판로 개척 기회될 것”
사회적 기업 ‘에이드런’은 아이들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만든 패턴 제품을 판매한다. 전문 디자이너들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무상 미술 교육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패턴을 엽서, 물컵, 쿠션, 지갑 등에 새기는 것이다. 수익금은 더 많은 아이에게 미술 교육을 제공하는 데 사용한다. 에이드런은 2015년 사업 시작 후 지금까지 2350명의 아동을 만났고 450여 종의 제품을 만들었다.
12일 열리는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는 에이드런을 비롯해 참신한 아이디어, 기술을 뽐내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의 제품, 서비스를 사고파는 장이 열린다. 사회적 기업은 환경, 건강, 교육, 복지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중요 과제 해결을 목표로 하면서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민간 주체들이다. 이들 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자신들의 제품, 서비스를 판매·유통할 판로 개척 기회가 적다는 점이다.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사회적 기업들에 이러한 어려움을 풀어갈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사회적 가치 페스타를 주최하는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행사장에는 크게 식품, 패션, 생활 등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약 40개 업체가 판매 부스를 차릴 예정이다. 12일 오전 10시∼오후 6시 코엑스 B홀 ‘마켓 존’에 설치된다. 행사장에는 사회적 가치에 관심 있는 일반인이면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마켓 존에는 시니어들이 직접 그리고 쓴 손그림, 손글씨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하는 ‘아립앤위립’도 들어선다. 아립앤위립은 폐지 수거 노인 등 빈곤 노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물하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제품의 특징 중 하나가 맞춤법이 틀리거나 잘못 기재해 ‘×’표를 한 글씨도 그대로 살린다는 것이다. 예컨대 ‘그까짖꺼 화끈하게 살아라’ ‘맷지게 하고 이쁘×게 살아라’ 같은 문구를 디자인에 담는 것이다. 아립앤위립은 “70, 80대 이상 노인들이 맞춤법에 익숙하지 않아 평생 틀린 글자를 사용했다는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어르신들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회적 기업인 ‘세상에 없는 세상’은 플라스틱 등 폐자원 소재를 기반으로 ‘업사이클링’(업그레이드+재활용) 제품을 판매, 홍보한다. 대표 제품은 100% 재활용 원단 ‘플라텍스’다. 버려진 패트병을 깨끗이 세척해 작은 조각으로 분쇄하고 원단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업사이클링 원단뿐만 아니라 가방, 쿠션, 수건, 점퍼 등 다양한 생활용품 및 의류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식물성 떡갈비, 스테이크 등 대체육 전문 사회적 기업인 ‘디보션푸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이유식을 판매하는 ‘에코맘의산골이유식’, 시각장애인도 손쉽게 타 먹을 수 있는 드립커피를 만드는 ‘아로마빌커피’ 등 각양각색의 사회적 기업들이 마켓 존에 부스를 차려 제품, 서비스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판로 확보는 사회적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갖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지점이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사회적 기업의 판로를 지원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 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특별법’(판로지원법)이 발의됐으나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 사회적 기업 지원 및 관련 계획 수립에 대한 책임을 규정하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서종식 사회적기업진흥원 본부장은 “사회적 기업들이 잘 뿌리내리고 지속가능성을 가지려면 사회적 가치 페스타 같은 판로 개척 기회가 정말 중요하다”며 “특히 이번 행사는 국가나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게 아니라 대한상의가 주최하고 사회적 기업들의 고객, 파트너가 되는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만큼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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