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다올·페퍼·신한·하나·상상인)은 올해 상반기 751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형 저축은행의 적자는 여신축소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와 함께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한 탓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62조62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조44억 원 대비 8조3806억 원, 11.8% 감소했다.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은 120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상위 10개 사의 자산은 전체 저축은행 중 5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자산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한 가운데 상위 10개 사의 자산순위도 크게 요동쳤다.
상위 4개 사인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순위를 유지한 반면 지난해 상반기 자산규모 순위 6위였던 애큐온저축은행은 5위로 한 단계 올라섰고, 다올저축은행은 지난해 7위에서 6위로 상승했다.
지난해 자산규모 5위 수준이었던 페퍼저축은행의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48.8% 감소하며 업계 7위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자산규모 8위였던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해 업계 10위까지 내려갔다.
대형 저축은행 중 올해 상반기 자산이 증가한 곳은 한국투자저축은행과 다올저축은행 뿐이다. 올해 6월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총자산은 8조6891억 원, 다올저축은행의 총자산은 4조42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9% 증가했다.
상반기 대형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악화됐다.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7.9%로 전년 동기(5.2%) 대비 2.7%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7%로 5.7%p 급증했다. BIS비율은 14.1%로 전년 동기 13.4% 대비 0.7%p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전년 동기 대비 연체율이 감소한 회사는 한 곳 없고, 이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0%를 훌쩍 넘어선 만큼 오는 3분기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더 오를 전망이다.
특히, 상상인저축은행 연체율은 1분기 19.05%, 2분기 13.58%로 나타났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분기 10.67%, 2분기 20.43%를 기록했다. 또 페퍼저축은행도 1분기 12.4%, 2분기 9.39%의 연체율을 기록했고, 1분기 7.33%, 2분기 19.15%의 고정이하여신비율 기록했다.
지난달 금감원은 올해 1·2분기 연속 연체율·고정이하여신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저축은행 4곳에 대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했다. 경영실태평가는 자산건전성 지표 등이 부실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분야에서 1등급에서 5등급까지 5개 등급 중 4등급(취약) 이하 평가를 받으면 금융위원회에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는 권고, 요구, 명령으로 구분되고 부실채권 처분,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한편, 지난 6월 말 기준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연체액은 1조6499억 원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연체액은 4902억 원으로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연체액 중 27.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연체율은 15.5%를 기록했다.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상상인저축은행이 17.2%로 가장 높았고, 웰검저축은행 15.5%, 신한저축은행 15.3%를 기록했고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10%를 넘겼다. 다만, SBI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정도만 부동산 관련 연체율에서 10% 이하를 보였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올해 상반기 결산 설명회에서 “저축은행 업계의 적자에도 자본적정성과 유동성에서는 충분히 관리하고 있고, 특히 BIS 비율은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적자가 올해 연말 끝나면 제일 좋겠지만, 늦어도 내년 상반기 정도면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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