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측 ‘독자경영’ 맞서 긴급이사회
이사회 인원서 밀려 경영 장악 못해
박재현 대표 체제 한동안 유지될 듯
모녀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이 2일 이사회를 열고 창업주의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했지만 부결됐다. 이로써 독자 경영을 선언한 모녀 측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체제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미약품은 창업주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맞서 장남 임종윤 이사와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또 다른 세력을 이뤄 경영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모녀 측 인사인 박 대표는 지난달 29일 형제 측이 장악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는 별개로 인사 조직을 신설하고 독자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사회는 독자 경영을 하려는 모녀 측의 행보를 저지하려는 임 이사의 긴급 소집으로 이뤄졌다. 형제 측은 임 이사를 한미약품의 새 대표로 선임하려 했으나 부결됐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이 모녀 측 인사 7명, 형제 측 인사 3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임종훈 대표가 “한미약품의 독단적인 독립은 주주가치 훼손”이라며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과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까지 고려하겠다”란 뜻을 밝힌 만큼 현 체제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모녀 측은 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 한미약품 지분 7.72%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손잡고 형제 측과 맞설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9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이사 3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임시주총을 7월 29일 청구한 바 있다. 아직 개최 시기는 미정이며, 만약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경영권 분쟁 ‘2라운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