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재점화되면서 지난주 코스피가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부각되면서 삼성전자는 10개월 만에 ‘6만 전자’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도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86% 내리면서 2.544.28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 낙폭이 2022년 9월 마지막 주(5.23%) 이후 가장 컸다.
국내 증시 부진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 침체의 공포가 도진 영향이 컸다. 일본의 중앙은행이 다시금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 청산 우려가 불거진 것도 투자자 불안을 부추겼다. 외국인투자가는 지난주 코스피에서만 1조8914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내림세를 이끌었다. 기관투자가도 1조 원 넘게 팔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특히 월가를 중심으로 AI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국내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빠졌다. 6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6만8900원으로 지난주에만 7.3%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8일 이후 10개월 만에 주가가 6만 원대로 떨어졌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를 덮쳤던 8월 5일 ‘블랙 먼데이’ 이후 회복률에서도 코스피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의 자취안지수가 그 이후 각각 15.7%, 8.1% 상승한 것과 달리 코스피는 4.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이 내리고 적게 오른다’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지표로 증명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도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6일(현지 시간) 공개된 미국의 8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2% 넘게 빠지는 등 뉴욕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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