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경제가 만난 사람]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 대표
“M&A 자문 20년 동안 가장 뜨거워
유럽-美기업까지 관심, 신기한 현상”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기업들의 국내 식자재 기업에 관해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 부문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컬처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면서 해외 기업들의 국내 기업 인수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77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0년에 삼정KPMG에 입사했다. 입사 21년 만에 부대표로 승진한 데 이어, 2023년에는 회사 창립 이후 최연소로 부문 대표에 올랐다.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중견 기업의 M&A 자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국경 간 거래에서도 실적을 올리는 등 국내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서 주목받는 40대 리더다.
김 대표는 “국내 제조업들이 예전만큼의 위상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음식, 화장품, 콘텐츠 등 새로운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문화를 동경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현지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필리핀의 식품업체인 졸리비가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컴포즈커피를 인수하는 등 해외 기업의 국내 K컬처 기업 관련 투자 붐이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도 6월 국내 곡물과자 업체인 개미식품을 일본의 식품회사인 닛신식품에 매각하는 등 해외 기업들의 국내 투자 유치를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여 년 동안 M&A 자문을 해왔는데, 해외 업체들이 국내 기업 인수에 이렇게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낸 것은 처음”이라며 “최근 유럽이나 미국 회사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데, 신기한 현상”이라고 했다.
얼어붙었던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도 금리 인하 무드와 함께 ‘해빙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최근 2∼3년간 국내 주력 산업인 화학과 건설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대기업이 신사업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을 살려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면서 “이제 화학이나 건설의 위기도 넘겼고, 신사업 투자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올해 4분기(10∼12월)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주요 투자 분야로는 실버 산업이나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꼽기도 했다. 김 대표는 “고령화사회가 가속화함에 따라 헬스케어나 ‘시니어 하우징(노인 주거시설)’ 서비스 관련 회사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급부상하고 있는 데이터 센터나 전력 관련 업체 투자도 노리고 있다”고 했다. 또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M&A 시장이 어려운 시기에 대표가 돼서 힘든 점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국내 M&A 자문 시장이 20∼30%가량 줄었다”며 “마음이 급했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자문과 가치 책정, 인수 후 통합(PMI) 등을 합친 통합자문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으며, 지방 중소기업 대표들의 M&A 자문을 돕기 위해 M&A센터 온라인 서비스도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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