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전 불확실성을 차단하기 위해 시장에서 잠시 발을 빼려는 심리가 예년보다 더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다음달을 기점으로 안정을 찾아갈 시장을 기대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석 연휴 전 5거래일 동안 코스피 거래대금은 연휴가 끝난 후보다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연휴 전 5거래일 동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횟수는 11회, 연휴 후 5거래일에는 14회 가량이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2500선도 붕괴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2544.28) 대비 28.52(1.12%) 하락한 2515.76을 가리키고 있다. 5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제적으로 주식 거래를 줄여 쉬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라며 “연휴 전에는 리스크 회피를 위한 주식 매도가 발생하는 까닭에 코스피가 상승하는 횟수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올해는 예전보다 시장에서 잠시 발을 빼려는 심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2분기 실적 시즌이 끝난 이후 미국 고용지표 등 경제지표 변화에 따라 투자 심리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주부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발언하지 못하는 블랙 아웃 기간에 접어든다.
대신증권은 2650선을 기준으로 대응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이달 증시 전망에서 제시한 코스피 수준은 2750선 전후였는데, 현실적으로는 2650선 이상부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코스피가 직전 고점인 2720선을 단숨에 회복하더라도 단기 등락 과정을 통해 2650선 이하에서 또 한 번 매수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하며, 반등 없이 코스피가 2600선 이하에 머무른다면 현재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매크로 불안에 채권까지 초강세인 상황에서 추석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당분간 전술에 큰 변화를 줄 필요는 없고 제약, 담배, 통신, 유틸리티 등 방어주 위주로 비중을 유지하는 게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정책 시차를 고려하면 연말에 개선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피 밸류에이션으로 보면 이미 침체를 반영하는 수준에 근접해 있으며, 시장 경로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10월을 기점으로 안정을 찾고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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