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개역 중 냉방 설비 미설치 역사 50개
전체 설치 오래 걸릴듯…공사 “기간 소요”
LED 광고시설물 발열에도 승객들 불만
“작년 기준 당기순손실 5173억…자구 노력”
지난달 폭염이 지속되면서 서울 지하철 역사 내 승강장과 대합실에서 대기하던 주민이 더위로 고통을 겪었다. 이에 열차뿐만 아니라 역사까지 냉방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지만 서울시는 전체 역사에 냉방 시설이 갖춰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털어놨다.
서울시 민원 사이트 ‘응답소’에 지난 7일 공개된 민원 사례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 기간 동안 지하철 역사 냉방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이에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역사 내 냉방 설비 현황을 공개했다.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 기계처는 “지하철 1~8호선 275역 중 냉방 설비가 미설치된 역사는 50역사(지하 26역, 지상 24역)가 있다”며 “미설치 역사 중 지하 역사는 전면 리모델링 냉방화 공사를 추진하고 지상 역사에는 고객 대기실 설치를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근본적 대책 수립 시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상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지하철 역사의 경우 승강장·대합실 온도가 28℃ 이상일 때 냉동기를 가동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에서는 하절기(6월15일~9월30일) 기간 중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냉방을 하고 있다. 다만 사당역과 강남역을 포함한 일부 역사는 냉방 설비를 작업자가 수동으로 가동해야 하므로 냉방 가동 시간에 역별로 차이가 있다.
역사 내 냉방 설비가 없는 경우 이동식 기기가 활용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동식 냉방기 가동으로 승강장 전체를 적정 온도 수준으로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혹서기 이용 고객의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열차 승차를 대기하는 시간에 잠시나마 이동식 냉방기 앞에서 더위를 식혀드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호선 사당역, 강남역 등에 있는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광고판에서 나오는 열기에도 불만을 제기하는 승객들이 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광고판에서 열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공사는 “기존 LCD 모니터 형태의 광고 시설물에 비해 개선된 형태의 시설물이지만 LED 모듈 발광 방식이라 패널 표면에 약간의 열의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발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서울교통공사는 설명했다.
공사는 “강남역에 설치된 LED 광고 매체는 고해상도의 영상 표출을 할 수 있는 LED 모듈형 광고시설물”이라며 “광고 효과는 높이되 적은 소비 전력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 발열을 최소화한 매체”라고 밝혔다.
또 “역사 온도가 상승하는 하절기에는 영상 밝기를 평시 운영 시에 비해 낮게 운영해 광고판의 열기를 감소시키고 있다”며 “강남역에 냉방 설비 가동을 통해 광고판 주변의 온도를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폭염에도 LED 광고판을 켤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공사는 “현재 우리 공사는 2023년 기준 당기순손실이 5173억원에 이른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 노력 일환으로 역사 내 유휴 공간에 다양한 형태의 광고 매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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