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이 11일부터 구독제 멤버십을 유료로 전환했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배달비 무료나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미 구독제 모델을 앞세워 배민을 추격하고 있는 업계 2위 쿠팡이츠와의 정면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11일 배민은 구독 프로그램 ‘배민클럽’을 정식 오픈했다. 배민클럽은 구독비(월 3990원)를 내는 가입자에게 배달비 혜택 등을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다. 배민은 6월 28일부터 멤버십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며 시범 운영을 해왔다. 멤버십 프로그램을 유료화함에 따라 11일부터 배민클럽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월 3990원을 내야 한다. 다만 당분간은 행사 가격으로 월 1990원을 내면 된다. 앞서 시범 운영 기간에 가입한 고객은 연말까지 무료로 멤버십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배민 구독제 서비스 전환 전략은 배달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놓은 카드다. 이용자 이탈을 막는 ‘록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약 2281만 명으로 역대 최대 이용자 수를 기록했다. 쿠팡이츠(811만 명), 요기요(551만 명)와 비교해 여전히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쿠팡이츠가 빠르게 추격하면서 배민 점유율은 2년 만에 60% 아래로 떨어졌다. 작년 5월까지 10%에 머물렀던 쿠팡이츠 점유율은 쿠팡 와우회원 무료 배달 시작 이후인 올해 4월 두 배로 늘어난 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쟁사인 쿠팡이츠의 경우 모회사인 쿠팡의 유료 멤버십(월 7890원)에 가입하면 쿠팡이츠가 제공하는 무료 배달 혜택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민은 업계 1위 지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독제를 내놨다.
다만 배민의 구독제 유료 전환에 대해 업주들의 반발이 커지는 것이 사업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주들이 ‘배민클럽’에 가입하면 무료 배달 비용을 업주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또 가게배달 매장이 배민클럽을 이용하면 정률제로 건당 수수료(6.8∼9.8%)도 부담해야 한다.
서울 영등포에서 배달전문 커피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도모 씨(31)는 “가게배달에 배민클럽이 적용되면 결국 거리와 기상에 따라 늘어나는 배달비 할증까지 모두 떠맡게 되는 것”이라며 “업주의 선택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가게 노출을 위해서는 배민클럽 가입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배민클럽에 가입해도 일부 가게배달은 무료 배달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배민은 “경쟁사 대비 부담 없는 가격을 책정해 고객이 월 1회만 주문해도 구독료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실속 있게 설계됐다”며 “구독료 대비 10배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달 내로 배달앱 3사(배민, 쿠팡이츠, 요기요)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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