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간) 찾은 독일 베를린 중심가 쿠담 거리에 위치한 가전 전문 유통사 자투른 매장에 들어가니 곳곳에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광고 문구가 적힌 한국 기업들의 제품이 눈에 띄었다. 소비자들 역시 꼼꼼히 문구를 읽고 있었다. 자투른은 독일에 400개 매장을 둔 전자제품 유통 체인으로 한국의 하이마트처럼 여러 제조사의 제품을 한곳에 모아놓고 판매한다.
이날 자투른 매장에서 만난 김현식 LG전자 독일법인 팀장은 “독일 소비자들은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제품 에너지 등급에 따라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을 직접 계산하며 제품을 고른다”며 “원래도 에너지 등급에 민감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더 높아진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전 제품에 붙어 있는 라벨 중 가장 두드러지는 건 ‘A-20%’ ‘A+++’ 등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문구였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은 고효율 제품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전자는 6∼10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유럽 최고 에너지 효율 등급(A)보다 효율이 높은 드럼세탁기, 냉장고 등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도 펠티어 소재를 탑재한 냉장고,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한 비스포크 AI 콤보 등 고효율 제품을 선보였다.
IFA에 참가한 독일 가전 기업들도 에너지 효율을 앞세웠다. 밀레는 신제품 세탁기가 A등급보다 20%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쉬는 친환경 소재 가전으로 탄소 발자국을 50% 줄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전시관 곳곳에 나무를 소재로 한 소품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날 자투른 매장에서 확인한 또 다른 트렌드는 역시 인공지능(AI)이었다. LG전자는 AI로 세탁물의 무게, 습도, 재질 등을 분석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도 강조하고 있었다. 자투른 매장에 진열된 LG전자 세탁기에는 애너모픽 3차원(3D)을 통해 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AI DD모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라벨을 붙여두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