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50억 원 이상 서울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연간 거래량의 1.6배로 늘었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에 강남구 압구정동은 신축 고급 대단지가 밀집한 서초구 반포동을 제치고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 1위 지역으로 올라섰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50억 원 이상 서울 아파트 매매는 242건 신고됐다. 계약 후 1개월이 신고 기간인 점을 고려할 때 약 8개월간의 집계치에 해당함에도 지난해 연간 거래량 151건보다 60.3%가 많다.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똘똘한 한 채’ 선호 심리 등으로 서울 고가 주택 지역 매수세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압구정동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서울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 242건 중 89건(37%)이 압구정동 소재 재건축 추진 단지였다. 지난해 서울 초고가 거래량 1위였던 서초구 반포동(66건)을 훌쩍 넘었다. 압구정동 초고가 거래는 2년 전 8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3건, 올해 89건으로 2년 연속 급증했다.
압구정동 거래가 증가한 것은 올해 들어 일대 재건축 단지들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압구정동과 같은 투기과열지구에선 조합설립 이후 매수자는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조합설립 이후 ‘10년 이상 보유·5년 이상 거주’ 자격을 채운 1주택자의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또 조합설립 이후 3년 안에 다음 단계인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압구정 4·5구역은 올해 2월, 2·3구역은 4월 각각 조합설립 이후 3년이 지났다. 이 구역은 아직 사업시행인가 신청 전이라 매수자들은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을 수 있다.
재건축 사업이 진척되면서 기대감이 커진 점도 거래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2·4·5구역은 이르면 내년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3구역도 설계안을 둘러싼 잡음을 매듭짓고 서울시의 자문을 앞두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인근 신축 단지의 가격이 오른 데다 압구정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고액 자산가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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