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억제 조치에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달에도 주간 기준 주담대 증가 폭이 커지고 있는 데다 수도권에 대출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가계대출 안정화로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12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70조8388억 원으로, 지난달 말(568조6616억 원) 대비 2조1772억 원 늘었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었던 지난달(+8조9115억 원)보다는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모습이다. 지난달 9조6259억 원 급증했던 가계대출 역시 이달 들어 2조 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주담대 금리 인상 및 한도·만기 축소,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내놓은 영향이다. 지난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몰렸된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간 기준 주담대 증가 폭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달 5일까지 5대 은행 주담대는 8835억 원 증가했는데, 6일부터 12일까지는 1조2937억 원 늘었다.
규제로 인한 가계대출 둔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수도권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출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9일까지 5대 은행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69.6%가 수도권에 몰렸다. 2021년 8월(71.8%)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다. 일평균 취급액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달보다는 약 15% 감소했지만 6∼7월과는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것도 대출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7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2년 11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주택 매매가 2∼3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할 때 4분기(10∼12월)까지도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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