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자 경매 취하도 증가
경매 당일에 취하·연기될 수도
낙찰 이후 취하땐 낙찰자 합의 필요
‘보상금 vs 잔금 납부’ 이득 따져야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경매가 취하되거나 매각 기일이 변경되는 물건이 증가하고 있다. 경매 절차 진행 중 채무자가 채무를 갚거나, 채권자가 매각을 연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매매시장이 살아나면서 경매 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에 처분하는 것보다 매매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경매 진행 중 채권자나 채무자가 경매 절차를 취하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요건과 낙찰자나 채무·채권자 입장에서 대응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먼저 채무자가 경매를 신청한 채권자의 채무를 갚으면 경매 절차가 취소된다. 채권자는 일정 기간 채무 변제를 유예해 주고 경매를 취하할 수도 있다. 이때 채권자는 다른 권리자나 이해 관계인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 따라서 경매 진행 중 채무자의 경제적 상황이나 부동산 시장 상황이 개선된다면 경매 시장에 유입됐던 부동산이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
응찰자는 매각기일 당일 오전에도 매각 기일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법원에서는 취하서가 접수된 경우에는 경매 절차를 진행하는 집행관에게 즉시 연락해 매각 절차를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매각기일 당일 취소될 때는 현장 법원 게시판에 공고된다. 채무 금액이 많지 않다면 입찰 참여자가 입찰 당일 헛걸음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낙찰을 받더라도 잔금을 내기 전이라면 경매 취하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이때는 채권자 단독으로 취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낙찰자의 동의서와 인감증명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낙찰자 입장에서 경매 취하를 동의해 주는 건 쉽지 않다. 낙찰자는 부동산 조사와 분석에 시간과 비용을 썼고, 향후 가치 상승도 고려해 낙찰받았기 때문이다. 투자용이 아니라 실제 실거주를 위해 낙찰을 받았다면 본인이 소유하고 싶을 것이다. 만약 취하에 동의하더라도 공짜로 해줄 사람은 드물다. 합의금 등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채무자가 경매를 취소하는 방법은 경매 신청 채권자의 담보권(근저당권 등)을 말소하거나, 담보권이 없거나 소멸되었다는 취지의 확정판결을 받아 집행법원에 제출하는 것이다. 강제 경매를 신청한 집행법원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고, 경매 절차 자체를 취소하면 된다. 다만 이는 채무자가 신청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전액 변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만약 부동산 시세에 비해 채권 총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매매 등을 통해 채무를 갚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낙찰자가 해당 물건에 대해 취하 계획이 없다면 잔금 납부 계획을 되도록 앞당겨 하루빨리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투자를 위해 낙찰을 받았다면 향후 금융비용 등을 고려해 적정선에서 보상액을 합의하고 취하에 동의해주는 편이 나을 수도 있으므로 냉정하게 판단해봐야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