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영풍 ‘장외 공방’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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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측 MBK “中자본 주장 흑색선전”
고려아연 노사, 공개매수 반대 나서
주가는 70만7000원까지 치솟아

75년간 동업 관계를 이어온 ‘최씨 가문’(고려아연)과 ‘장씨 가문’(영풍)이 사실상 파경을 맞은 가운데 장외 공방까지 격화하고 있다. 양측은 하루에도 수차례 상대방을 비판하고 나섰다. 경영권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고려아연 주가는 주당 70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김광일 부회장은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고려아연의 금융권 차입 부채는 410억 원으로 사실상 없었는데 올해 6월 말에는 1조4000억 원에 이른다”며 “쉬운 말로 현금을 물 쓰듯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 측은 자신들이 ‘중국계 자본’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2005년 한국에서 출범한 1세대 사모펀드”라며 “중국계 주장은 마타도어(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도 입장문을 내고 영풍 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MBK파트너스가 무분별한 투자의 예로 지적한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에 대해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100% 리사이클링 동박’을 생산하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의 핵심”이라며 “지난해 3만 t 수준이던 동(구리) 생산량을 2028년 15만 t까지 확대하기 위한 필수 투자”라고 강조했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출자한 것에 대해서는 “일부 손실이 발생했다고 투자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50년 역사의 세계 최고 비철금속제련회사인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회사를 빼앗길 위협에 직면했다”며 “우리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는 적대적, 악의적, 약탈적 공개매수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양측의 뜨거운 장외 대결 탓에 고려아연의 주가는 이날 6.16% 오른 주당 70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66만 원)를 훌쩍 넘겼다.

#고려아연#영풍#MBK파트너스#이그니오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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