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빅컷 이후]
美증시 테슬라 등 3~7% 올라
코스피는 장중 2600선 넘기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변수
‘빅컷’ 효과가 하루 늦게 찾아왔다. 20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반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했고, 19일(현지 시간) 미국에서도 테슬라 등 기술주가 상승 랠리를 탔다.
20일 코스피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와 바이오주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내며 장중 2,600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도로 상승 폭을 다소 줄이긴 했으나 전날 대비 12.57포인트(0.49%) 상승한 2,593.37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가 2.81%, 기아가 2.03% 상승했다.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 또한 20일 전일 대비 약 4.8% 오르며 6만4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6만4000달러 선을 넘어선 건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18일 빅컷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에 대한 의구심으로 상승하지 못했던 미 나스닥 지수도 19일 전장보다 440.68포인트(2.51%) 상승한 18,013.98에 전날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전일 대비 3.97% 상승한 데 더해 테슬라(7.36%), 메타(3.93%), 애플(3.71%) 등이 오른 영향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의 지수도 전장 대비 각각 1.26%, 1.7% 오르는 등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늦게 반영된 ‘빅컷’의 훈풍 외에도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 호조가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9월 8∼14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9000건으로 월가 예상치(22만9000명)보다 훨씬 적었던 것이다.
이렇듯 미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는 여전한 불안 요소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인 달러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상당 기간 지속돼 왔는데, 양국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이 같은 투자 방식의 매력이 줄면 청산 움직임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2일과 5일 벌어진 글로벌 증시 폭락의 배경으로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꼽았다.
일본 중앙은행은 20일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지만 추후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미 금리 인하가 급격한 구간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했던 만큼, 미 통화 완화 정책 변동성이 커진다면 청산 발생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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