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확연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한다.
첫째, 미국의 정책 모멘텀이 우리 바이오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 이후 국내 바이오텍의 반사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생물보안법은 우시바이오, 우시앱텍, BCI 등 중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으로 이달 9일 미 하원을 통과했다. 법안은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연내 입법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둘째,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다. 통상 제약·바이오 업종은 신약 개발을 위한 자본 조달 특성상 저금리 구간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따라서 통상 금리 하락기에 바이오 기업들의 가치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 금리 인하 결정으로, 향후 금리 하락 사이클에서 바이오 업종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
셋째, 글로벌 빅파마향(向) 기술 수출로 재평가받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 머크에 기술 수출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상향 계약에 성공한 알테오젠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바이오 업종은 일부 기업들의 기술 이전 반환 및 임상 실패 등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하지만,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잇따른 기술 수출 소식으로 성장주에 목말랐던 투자자들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바이오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의 수주 계약이 확대됨에 따라 가동률 상승 및 추가 증설에 따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를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처방 등재 계약을 완료해 향후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후보물질 발굴로부터 개발, 미 FDA 허가까지 직접 수행한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의 처방 확대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과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자체 생산보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미 생물보안법 통과로 중국 내 CMO가 어려워진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과 같은 국내 CMO,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반사 수혜를 볼 수 있다.
바이오는 기업마다 기술과 파이프라인이 상이하고, 임상 결과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개별 종목 투자가 어렵다면 바이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간접 투자로 대응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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