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로 품질 다지고, 친환경 신사업으로 미래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진화하는 한국건설] 현대건설, 건설현장 무인화 앞장… 올해 원격-시공-순찰 로봇 선보여
GS건설, 친환경 주택건설 공법 적용… 유럽 업체 인수해 모듈러 사업 확장
우미-두산, 아파트 브랜드 재정립… 대우건설, 해외서 건설 교육 지원

게티이미지코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원자재 값 상승과 고금리가 장기화되며 건설업계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건설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설계 및 시공 등 건설 현장에 적용해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스마트홈을 고도화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계의 탄소 감축 움직임에 발맞춰 소형모듈원전(SMR), 프리패브 등 친환경 신사업 분야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또 주택 사업의 본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설계·시공에 AI 접목… 스마트홈 고도화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국내 건설업계 최초의 건설로봇 특화 연구시설인 ‘로보틱스랩’을 리모델링했다. 숙련 노동력이 갈수록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AI와 로봇 기술을 적용해 건설 현장 무인화를 앞당기고 자동화를 통해 현장의 품질과 안전을 향상하려는 시도다.

현대건설은 2019년 로보틱스랩을 구축하고 2020년 건설로봇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 올해 6월엔 로보틱스랩에서 시연회를 열고 원격 타워크레인, 건설용 3차원(3D)프린팅, 실내 점검용 드론 등 원격·시공·순찰 로봇 9종을 소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일반 설계와 시공, 안전 관리, 일반 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플랜트 사업에서 AI를 활용해 파이프라인 구조 설계를 완전 자동화할 수 있는 틀을 갖췄다. 또 국내 최초로 ‘AI 기반 플랜트 철골구조물 자동설계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출원했다. 자동화 시스템이 설계 업무를 진행하면 잦은 수정으로 인한 인적 오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어 업무 효율이 상승되는 효과가 있다.

조경 설계에도 AI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공간의 설계 범위 등 기본적 설계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단지 내 옥외 공간의 설계 초안을 제안하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주요 포트폴리오로 AI가 부각되는 시점에 발맞춰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AI 붐으로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 공장 신설이 예정된 만큼 SK에코플랜트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을 신설해 AI 산업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사업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에센코어가 자회사로 편입되면 또 다른 자회사인 SK테스와 협업해 폐정보기술(IT) 기기에서 반도체 핵심 금속을 추출해 판매하는 등 사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AI 기술을 주택에 적용해 스마트홈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광운대 역세권 개발 사업지를 시작으로 신규 분양 단지에 생성형 AI 기반의 음성 인식 월패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입주민들은 AI를 통해 단지 보안, 배송 등에 활용되는 음성 인식 로봇을 호출할 수 있다. 커뮤니티 예약 및 결제 등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공동 현관에 안면인식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성도 높인다.

탈탄소 움직임 겨냥 친환경 신사업 확대

DL이앤씨는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는 SMR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1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엑스에너지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대표 모델인 ‘Xe-100’은 고온의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며 테니스공 크기의 핵연료는 3중 코팅돼 1800도에서도 녹지 않는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 SMR은 가동 중에 발생하는 고온의 열을 또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DL이앤씨는 SMR 사업과 접목한 친환경 에너지 밸류 체인을 구축해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친환경 주택건설 공법인 프리패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프리패브는 직접 디자인한 모듈을 자체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설치하는 공정이다. 공사 현장의 환경 오염을 줄이고 인근의 소음, 공해, 혼잡을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GS건설은 2020년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회사 단우드,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를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지난해 국내 모듈러 단독주택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힘을 주고 있다. 재건축은 전면 철거 방식으로 시행되지만 리모델링은 기존 주요 골조를 둔 상태에서 주거 기능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이에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환경보존에 더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총 42개 아파트, 총 11조 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해 공동주택 노후화 해결에 기여했다.

주택 사업 본연 경쟁력 강화… 브랜드 재정립

우미건설은 2006년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 ‘린’에 대한 디자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순수함’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내세워 주거의 본질적 기능에 충실하고 간결한 디자인을 가진 주거 상품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핵심 가치로 ‘퓨어 라이프(공간에 대한 기준 제시)’ ‘퓨어 엑설런스(전문성에 기반한 고품질)’ ‘퓨어 하트(고객을 대하는 진솔한 자세)’를 제시했다.

두산건설은 2001년 선보인 주거 브랜드 ‘위브’를 재정립했다. ‘위브 갓 에브리싱(위브에는 모든 것이 있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5개의 콘셉트 내세웠다. △Have(갖고 싶은 공간) △Live(기쁨이 있는 공간) △Love(사랑과 행복이 있는 공간) △Save(알뜰한 생활이 있는 공간) △Solve(생활 속 문제가 해결되는 공간) 등이다.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홈, 프리미엄 경관, 안전 설계, 고급 옵션 등 차별화 포인트를 제공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대전 서구 도마동 일원에서 아파트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HJ중공업과 공동 시공하는 818세대 규모 ‘도마 포레나해모로’가 위치한 도마네거리에는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역인 도마역(가칭)이 신설될 예정이다.

위기에도 상생 경영 확대

대우건설은 중흥그룹 편입 이후 해외에서 사회공헌을 확대하고 있다. 거점 시장으로 자리 잡은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켜나가며 지역사회에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다. 2022년 대우건설은 유니세프와 이라크 비스라 알포 지역에 어린이 교육센터 건립을 위해 3년 동안 총 50만 달러(약 6억6825만 원)를 후원하겠다는 협약을 맺고, 2023년 9월까지 총 33만 달러를 기부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기술트레이닝 센터 건립을 위해 약 1억8000만 원을 후원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용접 등 건설 관련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경쟁력을 키워주는 지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대방건설은 상생 경영의 일환으로 하도급 대금의 현금결제 비율을 2023년 상반기(1∼7월)와 하반기(7∼12월) 모두 100%를 달성했다. 더불어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24 건설사업자 간 상호협력평가’에서도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 등급은 협력사와의 공동 도급, 하도급 실적, 협력사 육성,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된다.

#건설#기업#한국#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