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더 치열해진 경쟁… 고객 행동 예측해 혁신 상품 개발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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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CSI 1위 기업]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18년 만에 KCSI 지수 하락
합리적 소비 트렌드로 고객 니즈 반영한 산업 강세
디지털 전환 빨라져… 데이터 기반 서비스 확대해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4년도 제33차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올해 KCSI 조사는 소비재 22개, 내구재 28개, 일반 서비스업 59개, 공공서비스업 10개로 총 119개 산업군, 398개 기업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올해 4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수도권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남녀 1만1253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개별 면접 방식을 통해 조사했다.

2024 KCSI 주요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KCSI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으며 고물가·고금리 속에서도 고객 니즈를 반영한 산업의 만족도가 상승했다. 올해 KCSI는 81.9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1점 하락했다. 이는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하락세다. 신규 산업을 제외한 전체 조사 대상 115개 산업 중 62개 산업(53.9%)이 하락 또는 정체를 보였고 특히 내구재 제조업의 하락 비중이 61.5%로 가장 높았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고객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읽고 민첩하게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한 산업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둘째, 삼성전자가 11개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해 최다 기록을 세웠고 총 18개 기업이 2개 이상의 복수 산업에서 1위에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총 11개 산업(에어컨, 김치냉장고, 냉장고, 무선청소기, 세탁기, TV, PC, 휴대폰, 전자제품전문점, 의류건조기, 간편결제서비스)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고객만족도 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물산이 각각 4개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일반승용차, RV승용차, 경형승용차, 전기자동차 부문에서, 삼성물산은 종합레저시설, 워터파크, 아파트, 패션온라인몰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셋째, 총 14개 산업에서 1위 변동이 있었으며 팬데믹 이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1위 기업 변동을 보인 14개 산업은 업종별로 제조업 6개(소비재 5개, 내구재 1개), 서비스업 8개로 나타났다. 이는 팬데믹 이후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음을 보여준다. 소비재 부문에서는 CJ제일제당이 두부, 밀키트 등 복수 산업에서 1위에 올랐다. 과자(오리온), 아이스크림(빙그레), 우유(매일유업) 산업에서도 1위 변동이 있었다. 내구재에서는 쿠쿠전자가 전기레인지 부문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2024 KCSI 산업별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소비재 제조업에서는 홍삼가공식품, 유산균발효유, 음료, 화장지 등 건강 및 위생 관련 산업에서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가공식품이 87.6점으로 소비재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산균발효유와 음료가 각각 86.9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주류 산업에서는 만족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소주(-1.7)와 맥주(-1.4) 모두 전년 대비 하락을 기록했다.

내구재 제조업에서는 자동차 및 생활가전 제품들이 고객만족도 상위를 차지했다. RV승용차가 92.2점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는데 차박, 캠핑 등 야외 활동 증가로 인한 인기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생활가전 제품들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냉장고(90.7점), 의류건조기(90.6점), TV(90.5점), 에어컨(90.3점) 등이 90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가구·인테리어 산업에서 회복세가 관찰됐다. 가정용가구(+1.4), 가정용건축자재(+1.3), 침대(+1.1) 등의 만족도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 금융, 여행·레저 분야의 다양한 산업이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편의점이 88.0점으로 서비스업 전체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며 일상생활의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했다. 올해는 여행·레저 산업의 만족도 상승이 두드러졌다. 항공(+3.1), 저비용항공(+2.3), 여행사(해외여행)(+1.8) 등이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전공의 이탈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된 종합병원(-3.0)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구독료 및 수수료 인상을 추진한 OTT 서비스(-2.9)와 배달앱(-2.7) 등 플랫폼 관련 산업도 만족도가 하락했다.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는 우편 서비스가 84.7점(+0.3)으로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평가가 시작된 이래 26년 연속 최고 만족도를 유지한 결과로 지속적인 품질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철도 서비스가 82.9점(+1.1)으로 2위를 차지했다. 교육 부문은 전년 대비 2.3점 상승했으나 여전히 공공서비스 내에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2024 KCSI 향상을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체계적인 고객 경험 관리를 통해 고객 로열티를 제고해야 한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로열티는 기업의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고객 로열티는 고객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일관되게 재구매하고자 하는 몰입 정도를 의미하며 이는 장기적인 수익 증가와 신규 고객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디지털 환경에서의 고객 여정을 면밀히 분석해 심리스한 고객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MZ세대의 약 77%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얻고 있으며 65%는 모바일과 PC 등 IT 디바이스를 활용해 구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기업은 디지털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AI, 챗봇,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편리성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자사 플랫폼에서 고객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록인’ 요인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고객의 소리(VOC) 수집과 해결을 넘어 고객 행동까지 예측해야 한다. 과거에는 고객 불만을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주요 과제였으나 이제는 온오프라인에서 수집한 고객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라이프스타일과 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VOC의 범위를 넓혀 고객 행동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실질적으로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송광호 KMAC 기업가치진단본부 본부장은 “기업들은 고객 로열티 확보와 더불어 고객 행동 예측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매끄러운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CSI는…
KCSI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1992년 한국 산업의 특성을 살려 개발한 한국형 고객만족도 측정 모델로 국민총생산(GNP), 국내총생산(GDP) 등 생산성 지표와 달리 국가 산업과 경제의 질적 성장을 평가하는 지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조사 대상 산업이 전체 GDP의 약 74%를 차지할 만큼 국내 산업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 고객만족도 조사 제도다. KCSI는 해마다 한국의 산업 및 기업의 현 위치를 확인하고 향후 관련 산업 및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조사 결과를 통해 기업은 시장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파악하고 고객의 불만을 일으키는 상품이나 서비스 문제를 개선함으로써 고객지향적인 경영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자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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