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콜로라도에서 완전히 달라져
픽업트럭 운전자 특성 반영 버튼 키워
에어컨, 대시보드 등 SUV 같은 디자인
도심 주행에 적합한 합리적 스펙 장착
“완전히 다른 차가 됐네요.”
23일 기자가 GM 쉐보레의 픽업트럭 ‘올 뉴 콜로라도’ 운전석에 앉는 순간 내뱉은 첫마디다.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및 조작 버튼이 달린 센터페시아, 에어컨, 대시보드 등의 실내 디자인이 콜로라도가 2019년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와 180도 달라져서다.
2019년의 콜로라도는 ‘투박함’ 그 자체였다.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의 화면과 그 옆에 달린 에어컨, 단순한 기능만 모아 놓은 조작 버튼들은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차량에서나 볼 법한 디자인이었다. 조수석 앞 대시보드는 “이 안에 수납공간과 에어백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 플라스틱을 끼워 놓은 느낌이었다. GM이 실내 디자인은 포기하고 오로지 차량 성능에만 관심을 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올 뉴 콜로라도는 환골탈태했다. 11.3인치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을 일체형으로 이어지게 했다. 각종 버튼들도 서로 크기를 달리하거나 누르는 버튼 외에도 위에서 아래로 누를 수 있는 버튼을 달아 미적 요소를 더했다. 픽업트럭 운전자들이 장갑을 많이 낀다는 점을 고려해 일부 버튼의 크기를 키운 섬세함도 인상적이었다.
에어컨은 ‘석 삼(三)’자 모양이 아닌 항공기 엔진을 닮은 원통형으로 바꿨다. “GM이 에어컨은 바람만 잘 나오면 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까지 신경써야 하는 장치로 인식하기 시작했구나” 싶었다. 대시보드도 굴곡진 형태로 입체감을 줬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못지않은 디자인을 장착한 것이다.
기존 콜로라도가 비포장도로와 산악, 야외 등에 적합한 정통 픽업트럭을 강조했다면, 올 뉴 콜로라도는 도시에서도 어울리는 ‘도심형 픽업트럭’을 강조했다는 느낌이다. 올 뉴 콜로라도의 배기량은 2700cc로 기존 3600cc보다 줄었다.
스펙을 줄인 듯 보이지만 도심형 주행에 적합한 합리적인 스펙을 달았다고 볼 수 있다. 차세대 2.7L 직분사 휘발유 터보 엔진을 탑재하면서 최고 출력과 토크 성능을 기존 3.6L 엔진보다 더 향상했다는 게 GM의 설명이다.
콜로라도는 전장 5410mm, 전폭 1905mm로 대형 SUV보다 크다. 픽업트럭은 차체가 크고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만큼 차량을 전방위로 살펴야 하는 경우가 많다. GM은 카메라를 대거 장착해 실내에서도 차량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차량 하부 상황을 볼 수 있는 ‘언더보디 카메라’를 새롭게 장착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포장도로나 산악 주행 시 도로 상태나 바위와 돌 등 장애물을 살필 수 있다. 카메라에 흙이 묻었을 땐 디스플레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세척액이 나와 렌즈를 닦아준다. 차량 전면과 후면, 옆면 등 운전자가 보기 어려운 위치를 볼 수 있는 카메라도 달았다. 실내에서도 차량의 위치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올 뉴 콜로라도의 판매 가격은 7279만 원부터다. 앞선 세대 모델보다 가격이 약 3000만 원 올랐다. 이전 모델에서는 볼 수 없던 첨단 안전 및 편의 장치를 대거 탑재했기 때문이다. 저속 자동 긴급 제동과 전방 거리 감지, 보행자 감지는 물론이고 차선 유지 보조, 사각지대 경고, 카메라 등을 추가했다. 또한 선루프, 운전석 메모리 시트, 통풍 시트 등 SUV에 들어가는 첨단 장치를 픽업트럭에도 다 장착했다.
주행할 때 운전대 조작이 부드럽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속도 뛰어났다. 픽업트럭은 주행감이 무거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날려줬고 SUV를 운전하고 있는 듯했다. 픽업트럭과 SUV를 합친 ‘도심형 픽업트럭’으로 거듭난 올 뉴 콜로라도는 이동 수단은 물론이고 레저와 운송 등 다재다능한 차량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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