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정계·재계·언론계·학계 지도자들이 참석하는 세계 경제 올림픽, ‘세계경제포럼(WEF)’은 1971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출범했다. 이때만 해도 유럽 기업인들이 경제를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점차 그 위상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오늘날 세계무역기구(WTO)나 주요국의 정책 결정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의 시작점은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전기기 위주의 전시회로 출범한 이후 4차 산업혁명의 바람과 함께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2025년 12월, 대한민국 서울에서 출범하는 제1회 세계표준포럼의 미래는 어떨까. 세계표준포럼은 조성환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이 2024년 1월, ISO 회장 선거 당시 기업의 표준화 참여 확대 및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제시한 공약 사항이다.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세계적 기업 경영진이 참여하는 차세대 표준 포럼을 3대 국제표준기구 협의체인 세계표준화협의체(WSC)에 제안하면서 출범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후 ISO는 세계 3대 표준화기구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함께 세계표준포럼 출범 논의를 이어온 끝에 내년 12월, 제1회 포럼 개최 장소를 서울로 확정했다.
세계표준포럼 출범은 표준의 수요자이자 공급자인 기업의 표준화 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고 기업 주도의 차세대 표준협력 구심점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크다. AI 등 첨단 산업에 대한 표준 정립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고,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촉진을 위한 기술 표준화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세계표준포럼은 전 세계 기업 경영진이 모여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한 표준 활용 전략과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장으로서 그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점에서 제1회 세계표준포럼의 서울 유치는 여러모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 우리나라의 표준화 위상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민국 표준의 미래가 달려 있다. 첨단산업 국가표준화 전략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공조를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국과의 협력 채널 구축 등 한국 기업의 국제표준 리더십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터다.
세계표준포럼에 대한 보다 많은 기업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을 끌어내는 한편, 포럼의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사전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경제포럼이 전 세계 경제협력의 상징이 됐고, CES가 전 산업을 아우르는 첨단 기술의 경연장으로 자리매김했듯 세계표준포럼 역시 글로벌 표준협력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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