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20.6%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국민 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 지방은 소멸위기를 겪고 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떠나고 지역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지역 공동체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는 지역의 전통문화 및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취약지역 어르신 문화누림’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소멸위험지역 및 문화환경 취약지역의 어르신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국의 만 60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사업은 어르신들에 대한 돌봄 지원뿐만 아니라 문화를 통한 어르신들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 지원도 목적으로 한다. 노인 세대가 단순히 문화 프로그램의 수혜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와 지역 공동체에 기여하고 지역 정체성 계승에 참여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45%인 소멸 고위험 지역이다. 이 사업 참여 단체인 의성문화원은 영남지방 사물놀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실되어 가는 지역 생활 풍습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고자 햇빛지역아동센터와 협업에 나섰다. 어르신 세대 중 사물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교감하고자 하는 참여자를 모집했고, 햇빛지역아동센터에서는 이를 배우려는 초등학생들을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영남지방 고유의 사물놀이 합주를 통해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하는 듯한 모습으로 세대 간 공감을 나누고 있다.
예술의성협동조합은 농촌 어르신들의 일상과 예술을 융합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의성군 다인면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다 잇는 농기구 예술가’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농기구를 활용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은 “내 인생을 함께한 도구들로 예술 작품을 만들면서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 완도군의 완도문화원은 ‘고인물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고인물’이라는 부정적 단어를 높을 고(高)를 사용한 ‘고(高)인물’로 재해석했다. 지역의 어르신들이 자신의 경험과 문화예술 재능을 활용해 지역민들과 교류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생활문화센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원데이클래스를 비롯해 어르신 밴드와 청소년 밴드의 합동 공연, 체험 부스 등을 통해 세대 간 교류를 하고 있다.
문화활동은 어르신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성공 사례들을 바탕으로 어르신 문화누림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지역별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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