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연내 네이버 등 플랫폼 가입(PM) 채널과 손해보험사 홈페이지 가입(CM) 채널의 보험료율을 같게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차 보험 비교 서비스는 올해 1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출시돼 운영되고 있는데, 대형 보험사들이 플랫폼에 지급할 수수료를 얹는 방식으로 자사 CM 채널보다 비싼 보험료를 제시해 활성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취임 한 달여 만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면서 차 보험 비교 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는데,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습니다. 장관 관심 사안이어서 추진이 빠른 셈이죠.
그러나 손보사들은 당국의 일방적 추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합니다. 플랫폼으로 금융 소비자들이 편하게 가입은 할 수 있어도, 결국 플랫폼 이용료가 발생하는 구조이고 궁극적으로 수수료가 고객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지난해 전체 손보사 차 보험 매출 21조484억 원 중 CM 매출은 33.8%(7조1144억 원). 이 매출이 오롯이 PM으로 가게 된다고 가정하면, PM 수수료(수수료율 1.5%)로 1067억 원을 플랫폼에 지급해야 한다는 겁니다. 손보사가 이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하면 현재 1인당 평균 자동차 보험료(약 70만 원)의 1.5%인 1만500원가량씩을 더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무엇보다 플랫폼으로의 종속을 걱정합니다. 대형 배달 플랫폼들이 소상공인들에게 과다한 수수료와 배달비를 부과하는 행태 등에 비춰 자사 홈페이지 채널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겁니다. 손보사 관계자는 “차 보험 비교 서비스를 출시할 때 금융 당국과 협의한 사안이 CM과 PM 채널의 수수료율 차별화였는데, 그 원칙이 뒤집어졌다”고 말합니다.
금융 당국은 일방적 추진이 아닌, 협의가 이뤄진 사항임을 강조합니다. 또 금융 소비자가 CM에서 PM 채널로 오롯이 옮겨가는 것은 현실성 없는 극단적 가정이며, 만약 그렇다손 치더라도 CM 채널에서 발생하는 광고비 등 운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참여하고자 하는 곳들만 참여하라고 했을 뿐, 손보사에 강요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누구의 말이 100% 옳다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섣부른 추진에, 궁극적으로 금융 소비자들의 편익에 이바지할 것인지 긴 관점에서 내다보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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