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승차권을 대규모로 예매해 카드 제휴 할인을 받기 위한 이용 실적을 쌓은 뒤 모두 환불하는 ‘SRT 악성 환불’ 사례가 지난 4년간 1만5000여 건, 450억 원어치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6억 원어치 기차표를 구매했다 모두 반환한 악성 환불자도 있었다.
3일 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이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SRT 승차권 악성 환불은 1만5055건으로 집계됐다. 9482명이 89만6687장을 발권(1명당 94.6장)했다 도로 환불했다. 금액으로는 450억1973만 원어치다.
악성 환불은 대개 승차권을 다량 구매한 후 다음 달 환불받는다. 주로 카드사 제휴 할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결제 금액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이뤄진다. 단체 승차권은 인원에 따라 최저 위약금을 매기지만 일반 승차권은 출발 하루 전까지 무료로 환불받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SR은 이용객이 1회에 승차권 10장 이상 예매 시 단체 승차권 예매로 보지만, 비회원 예매 시에는 제재가 어렵다.
4년간 21차례에 걸쳐 승차권 7748장을 사들였다가 반환한 사람도 있었다. 5억7950만 원어치 기차표를 끊었지만 전액 되돌려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불한 취소 수수료는 2000원뿐이었다. 또 다른 이는 한 번에 승차권 4610장(3억1900만 원어치)을 산 뒤 수수료 없이 전체를 반환했다. 조사 기간 내 에스알이 악성 환불자로부터 회수한 취소 수수료는 1억129만 원으로 전체 환불 금액의 0.23%에 그쳤다.
에스알 측은 “2월부터는 악성 환불자로 분류하는 금액 기준을 5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기준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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