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루평균 38명 ‘극단선택’…10년 만에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4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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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에 38명꼴로 발생해 10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체 사망자 수는 줄었지만 사회적 고립 등 팬데믹이 남긴 후유증이 본격화하며 자살 사망자는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3978명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38.3명꼴로, 2013년(1만4427명) 이후 최대 규모다. 2022년에는 자살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400명가량 줄어든 1만2906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이보다 1000명 이상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전체 사망자 수는 35만2511명으로 1년 전보다 2만 명 넘게 줄었다. 2022년 코로나19로 역대 최대치(37만2939명)를 보인 사망자 수가 지난해부터는 엔데믹을 맞아 감소 전환했다. 사망 원인별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3838명 급감한 7442명이었다. 이 기간 사망 원인에서 코로나19가 차지하는 순위는 3위에서 10위로 하락했다. 자살로 인한 사망은 다섯 번째로 많아 1년 전보다 한 계단 올랐다.

전체 사망자는 줄었는데도 자살 사망자가 늘어난 건 엔데믹을 계기로 코로나19 후유증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인 고립, 경제적인 어려움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종식되자 상대적 박탈감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10대와 20대, 30대에서 사망원인 1순위는 자살이었다. 10대 자살 사망자 수는 1년 전보다 33명 늘어난 370명이었고 20대는 2명 늘어난 1396명, 30대는 55명 늘어난 1735명이었다.

지난해 자살률은 10만 명당 27.3명으로 전년보다 2.2명(8.5%) 상승했다. 2014년(27.3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자살률이 상승한 것도 2년 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연령표준화 자살률(국가별 연령 구조 차이를 제거한 값)로 따지면 지난해 한국의 자살률은 24.8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0.7명)의 약 2.3배였다.

한편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암(8만5271명)이었다. 이어 심장질환(3만3147명), 폐렴(2만9422명), 뇌혈관 질환(2만4194명)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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