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 단행과 동시에 중국 증시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달 국경절 연휴 휴장에 앞서 9거래일 만에 23.4% 급등해 현재 중국 증시 모습은 과열 양상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2년 넘게 미중 금리차 확대로 런민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이 제한됐던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 두드러지고 있는 위안화 강세와 증시 상승 모습은 원래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런민은행이 그동안 통화정책을 과감하게 꺼내들지 못했던 이유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로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자본 유출이 확대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돼 위안화 가치 하락은 물론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실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2년 3월 이후, 올해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전까지 연출됐던 상황이다.
현재 중국 경제는 중진국 함정 영향권, 부동산 침체, 지방정부 재정의 부실화, 누증된 기업 부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그림자 금융,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계부채 등 구조적 경기 둔화 요인을 짊어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침체가 가져온 중국 실물경기 불안이 금융시장 위축으로 연결되고 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중국의 경기 둔화는 개혁, 개방 이후 40년이 넘는 중국식 발전 전략의 구조적 한계가 토지정책 및 부동산 시장에서 비롯된 데 있다. 부동산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30%, 가계의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비율은 약 75%로 상당히 높다. 부동산 문제가 생기면 가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힘들고, 전체적으로 소비 위축이 일어난다. 부동산 개발 기업과 금융권 그리고 지방정부 또한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중국의 70대 도시 주택 가격은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침체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 지준율,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라는 카드를 간헐적으로 꺼내들었지만 효과는 일회적이었다. 간헐적인 통화 완화 카드 그리고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만으로는 부동산 및 금융시장(특히 주식시장)에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증시가 반등세를 넘어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보여주면서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거듭될수록 런민은행의 통화정책 여력은 커져, 올해는 5%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기대된다. 이는 올해 4분기(10∼12월) 중국 증시가 상승 보폭을 넓혀가는 동력이 될 것이다.
다만 중국 증시에 접근할 때 올해 4분기, 연장될 경우 내년 1분기(1∼3월)를 염두에 두고 통화정책 모멘텀을 발판으로 상승 폭을 키워나가는 과정을 점진적인 비중 축소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구조적 경기 둔화 요인이 해결되지 않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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