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 씨는 최근 전세로 살고 있는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갔다. 다행히 선순위 전세권 설정과 함께 대항력을 갖춰 놓았다. 보증금에 대해서는 전세권으로 배당 요구를 해놓은 상태다. 그런데 주위에서 전세권을 가지고 배당 요구를 하면 보증금을 전액 배당받지 못해도 전세권은 무조건 경매로 소멸한다고 한다. 전세권자의 권리는 어떻게 되고, 배당받지 못한 잔여 보증금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전세권은 타인의 부동산에 대한 권리다. 전세권은 전세금을 지급하고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해 그 부동산의 용도에 맞게 사용하거나 수익화할 수 있는 용익물권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세권은 부동산 전부에 대해 후순위 권리이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담보물권적인 성질도 있다. 참고로 전세권의 존속 기간은 10년을 넘지 못한다.
전세권자의 권리를 정리해 보자. 전세권은 설정자(소유자)의 동의 없이 처분 및 양도할 수 있다. 설정자 동의 없이 담보로 제공할 수 있으며, 전전세 또는 임대할 수 있다. 전세권은 경매권과 우선변제권이 있다. 다만 건물 일부에 대해 전세권이 설정되면 경매신청권은 없다. 전세권은 전세권과 점유권이 모두 인정된다. 그러므로 전세권에 대한 침해가 있는 경우 전세권이나 점유권에 기초한 물권적 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
경매로 소멸하는 기준 권리로는 근저당권(저당권), 가압류(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임의경매, 강제경매) 등이 있다. 전세권도 △선순위 전세권이고 △전세권으로 경매 신청을 했거나 배당 요구를 한 경우 △전세권이 건물 전체에 대해 설정된 경우 등 3가지 조건을 전부 갖추면 기준 권리로 간주한다.
이렇게 기준 권리로 간주하는 전세권으로 경매 신청하면 배당 요구한 것으로 본다. 전세권은 배당 요구를 하면 매각으로 소멸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즉, 전세권자가 경매 신청을 하거나 배당 요구를 하면, 전액 보증금을 배당받지 못해도 전세권은 경매로 소멸한다. 전세권만 가지고 있는 임차인이 경매 신청을 하거나 배당 요구를 하면 오히려 불리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선순위 전세권자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인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당연히 선순위 전세권으로 경매 신청을 하거나 배당 요구를 하면 전액 보증금을 배당받지 못해도 그 전세권은 소멸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선순위 전세권과 함께 대항력을 갖춘 경우, 전세권으로 배당 요구를 하면 그 전세권은 경매로 소멸하지만 임차인은 매수인에게 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전세권자는 배당받지 못한 나머지 보증금에 대해서는 매수인에게 청구하면 된다. 참고로 경매당한 전셋집이 마음에 들면 입찰에 참여해 낙찰받을 수 있다. 전세권자에게는 우선매수권은 없다. 하지만 전세권자가 낙찰을 받으면, 배당 순위에 따라 배당받을 수 있는 보증금과 매각대금 잔금에 대해서는 상계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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