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주담대 6900억 감소, 신용대출은 4300억 증가
한은 38개월만 기준금리 인하에 ‘집값·대출’ 재자극 우려도
급증세를 이어가던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규모가 서서히 줄어드는 반면 신용대출은 늘어나는 상황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일 기준 730조80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30조9671억원에서 1603억원 감소한 규모다.
앞서 5대 은행 가계대출은 4월부터 급증세를 보이며 지난 8월 9조6259억원 증가해 월간 기준으로 고점을 찍은 바 있다. 지난달에는 5조6029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10일 기준 573조885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574조5764억원에서 6911억원 줄어든 규모다.
주담대는 4월부터 급증해 8월에만 8조9115억원 늘면서 월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5조9148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0일 기준 103조88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03조4571억원에서 4318억원 늘었다.
앞서 신용대출은 4~5월 늘고 6~7월 감소했다가 8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를 앞두고 8495억원 급증한 바 있다. 9월에는 9억원 늘면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들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일 기준 119조037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119조490억원에서 115억원 감소한 규모다.
전세대출은 5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에는 2122억원, 9월에는 2127억원 각각 늘었다.
업계에서는 DSR 규제 강화와 8·8 부동산 공급대책 효과가 집값 상승폭 완화와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폭 둔화로 점차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서서히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과 대출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2020년 5월 0.25%포인트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2021년 8월 0.25%포인트 인상 후 지속된 긴축 기조도 3년2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빅데이터랩장은 “기존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는 이자 부담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빅컷(0.5%포인트 인하) 이후 이미 금리인하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된 바 있고,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움직임이 더해지며 10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발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함 랩장은 “금융권의 주담대와 입주장의 갭투자 관련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양상이 커 보인다”면서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로, 연말까지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