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로보택시에 대한 실망감으로 2차전지 종목들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주요 2차전지 상장사들로 구성된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테슬라의 로보택시데이가 있었던 지난 11일 1.47% 하락한데 이어 14일 오전 10시19분 현재 1.85% 하락 중이다.
삼성SDI가 전 거래일보다 3.49% 하락한 36만원에 거래되고 있고, LG화학은 2.96% 내린 34만4000원에 움직이고 있다.
에코프로(-2.88%), 에코프로비엠(-2.38%), 포스코홀딩스(-1.23%), LG에너지솔루션(-0.97%), 포스코퓨처엠(-0.41%)도 하락 중이다.
2차전지 종목들은 테슬라 로보택시데이 전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테슬라 역시 ‘로보택시 데이’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지난 4월 이후 주가가 45% 상승할 정도로 시장의 뜨거운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로보택시가 공개된 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2인승 자율주행 차량 ‘사이버캡’,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로보밴’을 선보였지만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테슬라 주식은 전 거래일에 비해 8.78% 급락하며 미국 시가총액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장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입증하지 못했고 로보택시를 얼마나 시중에 낼 수 있는지 수치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완전자율주행차 규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됐고, 행사 이후엔 이 우려에 더 힘이 실렸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비전은 원대하고, 디테일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레벨5 자율주행을 지리적 제한과 라이다 없이 구현할 뿐 아니라 승용차·버스·상용차 영역을 모두 아우르며 이를 일반차보다 싼 3만달러에 양산하는 것”이라며 “비전의 기술적 장벽들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 유지웅 연구원은 “로보택시 이벤트는 중장기 비전 제시에 그쳤고, 사이버캡의 양산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존재한다”며 “이 이벤트가 테슬라가 그동안 누려온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소진의 유력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아직까지 글로벌 전기차(EV)시장 내 캐즘이 만연하고, 대부분의 소비지표가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9% 가까운 주가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로보택시의 반대진영인 우버는 10% 이상의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2차전지는 테슬라 로보택시 행사 이후 셀온 매물이 나타나며 큰 음봉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트럼프의 반등세가 강하게 나타나는데 2차전지는 해리스 수혜주 바스켓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에 당분간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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