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대선 이슈로
증시 변동성 어느 때보다 높아
다양한 자산 골고루 편입해
시장 흐름 따라가는 방식 효과적
Q. 50대 A 씨는 보유하던 주택을 매도해 확보한 5억 원을 어떻게 투자할지 고민하고 있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싶은데, 최근 금리 인하로 인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궁금하다.
A.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의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올해 세계 증시는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경기 불안 국면에서 후행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연준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연준의 행보는 금융시장 전반의 부담을 줄이고 글로벌 증시에 하방 위험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 3분기(7∼9월)에 나타난 금융시장의 ‘투매’ 양상은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자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투자자들의 과민 반응으로 증폭된 결과다. 하지만 엔화를 비롯한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급격한 포지션 청산과 관련된 시장의 우려는 상당히 해소됐다.
다만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은 시장의 방향성을 단기적으로 모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역사적으로 미 대선이 있는 해의 11월에는 새 정부의 정책 기대와 함께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이달에 단기 변동성이 크더라도 추세 자체가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기회로 여겨야 한다는 얘기다.
9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지만 고용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기보다는 완만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경기 연착륙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작에도 달러 약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시장에서 수익 창출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산을 균형 있게 편입해야 한다. 특정 자산에 편중되지 않은 포트폴리오를 갖출수록 여러 시나리오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주식의 경우 기술주에 쏠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대신 다양한 업종과 지역을 편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A 씨는 노후를 대비하길 원하는 또래들에 비해 위험을 좀 더 감내할 수 있는 투자 성향을 감안해 자산을 배분하면 효과적이다.
우선 A 씨에게 보유 자금의 50%를 글로벌 채권 및 국내 단기채 펀드로 배분하길 권한다. 연준의 고금리 기조 아래에서는 채권을 통해 분산 투자 효과를 도모하는 게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금리 인하 국면이 시작된 만큼 채권 중심의 자산배분 전략이 양호한 성과를 보일 수 있다. 경기 부진 우려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금리 하락 국면에서 채권이 권면 가치 상승으로 이를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산의 40% 정도는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장 변수에 맞춰 스스로 자산 관리를 해나가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여러 자산을 골고루 담는 펀드가 적절한 대안이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계속해서 조정하는 콘셉트여서 수익성, 안정성을 골고루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10%는 자동 분할매수형 상품을 편입하는 방향을 추천한다. 기계적인 매수 전략으로 시장의 등락을 활용하고 매수 가격대를 분할하면 기존 적립식 투자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시장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투자자들은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대신 심리적인 요인에 휩쓸리기 쉽다. 또 목표 수익률을 명확히 정해두지 않은 경우 기회비용에 대한 상대적 수익으로만 시장을 판단하기도 한다. 항상 명심해야 할 점은 시장 원리를 이해하고 투자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각화된 자산 배분은 시장 흐름을 잘 따라갈 수 있는 바람직한 투자의 첫걸음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