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자금조달계획 8만건 분석
‘상급지로 갈아타기’ 3년째 증가
65.7%가 금융 대출로 자금 마련
올해 아파트를 산 매수자들은 주로 기존 부동산을 팔거나 금융권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입자 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 비중은 줄었다. 다주택 투자자보다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실수요자들이 매수세를 이끈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국토교통부가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자금조달계획서가 제출된 전국 아파트 매매 8만969건 중 ‘부동산 처분 대금’을 활용하겠다고 신고한 건수는 4만6908건(57.9%)으로 나타났다. 주택 갈아타기를 통해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많았다는 의미다. 이 비율은 2022년 27.0%에서 지난해 55.5%로 뛰었는데, 올해 또 오른 것이다. 세대별로는 40대(65.4%)가 부동산을 처분해 주택 매매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신고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을 매입할 때 자금 출처와 조달 방법을 신고하는 서류다. 주택 가액이 6억 원 이상이거나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주택을 매입할 때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주택 매입 자금으로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하겠다고 신고한 건수는 5만3207건으로 65.7%를 차지했다. 신생아 특례대출 및 보금자리론을 이용하거나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 타기에 몰렸던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주식·채권 매각 대금’을 활용하겠다고 신고한 비중도 2022년 4%에서 지난해 6.3%, 올해 1∼8월 13.8%로 늘었다. 30대가 17.0%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16.4%로 뒤를 이었다.
다주택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갭투자 비중은 36.8%(2만9770건)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2022년 43.8%에 달했던 갭투자 비중은 지난해 36%로 줄어든 이후 30%대를 유지 중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1∼8월 주택 시장은 30, 40대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인 시장”이라며 “갭투자 대신 대출이나 부동산, 주식 매각 자금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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