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손… 제때 전문치료 받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5일 03시 00분


이상숙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재활전문센터장 인터뷰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에서 이상숙 재활전문센터장(오른쪽)이 왼손을 다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제공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에서 이상숙 재활전문센터장(오른쪽)이 왼손을 다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제공
“산업재해 환자 중에는 손을 다친 환자가 가장 많아요. 이분들이 일상과 직업으로 빨리 복귀하려면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전문 수부(손과 손목 부위) 재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합니다.”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의 이상숙 재활전문센터장(41)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손은 신체에서 차지하는 크기는 작지만 가장 많은 뼈와 관절을 갖고 있고, 가장 많은 기능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신체 부위는 ‘손과 손목’(28.8%)이다. 대전병원은 공단 산하 11개 직영 산재병원 중 처음으로 2017년 수부 집중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수부 환자를 위해 별도로 마련된 집중치료실에서 수부재활 전담 작업치료사 5명이 일한다.

수부 집중재활 프로그램 도입을 주도한 이 센터장은 2013년부터 대전병원에서 재활전문의로 일하는 베테랑이다. 그는 “병원 가까운 지역에 대규모 제조공장이 있어 손 끼임 등의 사고로 오는 환자가 굉장히 많았는데 제공할 수 있는 치료가 제한적이라 아쉬움이 컸다”며 “전문재활이 가장 시급한 분야가 수부라고 생각해 전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수부 재활은 손의 복잡한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이 필요하고, 환자마다 요구되는 기능에 따라 치료 기간도 제각각이다. 대전병원은 ‘직무 필요도에 따른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환자가 원래 일했던 직무에 필요한 손가락 기능에 맞춰 전문치료사가 일대일 맞춤식 재활 치료를 제공한다. 손의 일반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사회심리 치료, 작업능력 강화 훈련도 병행해 일상과 직장으로의 복귀를 돕는다.

이 센터장은 “손을 다친 환자에겐 적절한 재활을 통한 기능 회복 여부가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2018년 대전병원을 찾았던 한 환자 사례를 들었다. 전기 작업자였던 50대 환자는 사고로 오른팔과 왼쪽 손가락 2개를 절단한 상황이었다. 그는 병원에서 오른쪽 의수(義手)와 왼쪽 엄지손가락 보조기를 활용해 부단히 훈련한 결과 끈 묶기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후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 센터장은 “손은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부위지만 다쳤더라도 제때 적절한 전문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 및 사회 복귀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수부 전문 재활치료 기관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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