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의 별칭은 ‘닥터 쿠퍼(Dr. Copper)’다. 구리의 수요와 가격 변동으로 경제의 동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리가 이처럼 중요 경제 지표가 된 이유는 전력, 전자, 통신, 자동차,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서 구리가 필수적인 자원으로 오래전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화가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구리의 수요와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 그리드 등 에너지 전환시대에서 주요 산업의 필수 소재로 자리잡으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리는 산업에 사용되는 금속 중 가장 우수한 전기전도성을 보유, 다른 소재보다 에너지효율과 제조의 용이성을 높이고 탁월한 내열, 전기적 내압 특성으로 설비 운영의 안정성을 크게 확보하여 산업재해를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현저하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산업수요동향에 따르면 일반 승용차에는 약 20~25kg의 구리가 사용되지만 전기차의 경우 그 두 세배에 달하는 구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도 구리를 처음으로 핵심원자재 목록에 추가했다. DOE가 발표한 ‘2023년 핵심 소재 최종 목록’은 핵심 자원을 ‘에너지 핵심 소재’와 ‘핵심 광물’로 분류하고 구리를 에너지 핵심 소재로 선정했다.
또한 구리는 뛰어난 재활용성 덕분에 ESG 경영에 가장 적합한 광물로 평가받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구리는 약 90% 이상이 재활용되고 있으며, 국내 구리 시장의 20~30%가 재활용 구리로 충당된다. 재활용 구리라도 품질과 성능은 신동과 차이가 없다. 재활용 과정에서도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거의 변하지 않아 원래의 성능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재활용 구리는 새로운 구리 자원을 추출하는 데 드는 비용과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데 기여, 지속 가능한 자원 관리와 환경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구리는 순환경제 있어 재활용 시 성능과 특성이 변하지 않는 유일한 광물로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구리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블룸버그와 NH투자증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조에 따라 구리 수요는 2023년 전세계 2,800만톤 수준인 구리의 수요량은 2032년 1.6배, 2042년 2.2배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2022년 전체 구리 수요에서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25% 수준이었지만 2030년 53%, 2040년에는 61%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15년 파리기후협약 체결 이후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U 또한 유럽 내 구리 수요량이 2050년에 약 225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구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국제구리협회(International Copper Association, ICA)는 이러한 구리의 중요한 역할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연구 및 정책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제구리협회 한국지사가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구리협회 유한종 한국지사장은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전기, 전력분야의 에너지절감, 최저 효율제 도입, 고효율 기기 개발 등에 중점을 두고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정책을 수립하는 면에서 작지만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며 “국내 주요 회원사인 LS MnM과 전기 장비와 설비의 에너지 절감 프로그램, 저 손실의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위해, 산업계와 학계, 정부 기관과의 협업을 진행 중”이라고 국제구리협회의 한국 내 역할을 소개했다.
유 지사장은 “구리는 재활용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생애전주기를 기준으로 다른 광물과 비교 시 탄소발생량이 현저히 적다. 예를 들면 알루미늄은 Ton당 9.2 t CoE인데 반해 구리는 4.5t CoE 를 배출한다”며 “에너지 전환에 있어 구리는 가장 중요한 소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세계적 탈탄소화 흐름과 함께 구리는 에너지 전환, 신산업 육성, 자원 순환 경제 구축 등 다양한 미래 산업 분야에서 최선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구리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어 유 지사장은 “국제 구리협회와 관련 회원사는 유럽, 미국, 중국, 인도와 일본 등의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선도적 업계와 학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생산공정 및 자원 재활용 기술 뿐만 아니라 적용 산업에 있어 지속적으로 탄소저감전략 등 다양한 연구 및 정책 지원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국내에서도 에너지 전환, 환경 보호, 자원 순환 경제의 핵심 요소로서 구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회수 가능성, 재활용성, 친환경성, 탄소 배출량 등 구리의 장기적 경제 가치와 환경적 혜택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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