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컨소시엄, 수의계약 참여
국토부, 이달 중 현장 설명회 개최
4회 유찰 아픔 겪고 기본설계 착수
전문가들 “안전-품질 확보가 우선”
네 차례 유찰의 고배를 마시며 지지부진했던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본격화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25개사)이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수의 계약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하지만 향후 공사 기간 연장 여부와 공사비 협상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가덕도 신공항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절차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조달청에 신공항 공사 수의계약 수용 의사를 전달했다.
기본설계는 평면이나 단면 등 공항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실시설계에는 공사비를 포함한 세부 계획이 담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6개월간 기본설계를 진행한 뒤 국토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 이후 6개월 동안 실시설계를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최종 공사 계약을 맺는다.
가까스로 사업이 첫발을 뗐지만 공사 기간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정한 공기는 ‘착공 후 7년’이다. 2025년 말 본공사 착공에 들어간 후 2029년 12월 조기 개항, 2032년 하반기(7∼12월) 또는 2033년 초 준공이 목표다.
하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에서는 공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해서 국토부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상 매립 공항은 매립하고 흙을 다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가덕도 신공항과 같이 해상을 매립해 시공하는 울릉공항도 예상 공기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울릉공항은 총면적 43만455㎡로 가덕도 신공항(666만9000㎡)의 6.5% 수준인데, 개항 목표가 당초 내년 말에서 2028년으로 재조정됐다. 토목업계 관계자는 “공사 기간을 맞추려면 전국에 있는 토목 장비들이 모두 가덕도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라고 했다.
공사비를 두고 협의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공사비로 제시한 10조5300억 원이 지난해 하반기에 산출된 것으로 최근 급등한 공사비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 들어 공사비가 더 오른 데다 공사 규모가 큰 만큼 세부 공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10조 원짜리 대규모 공사인 만큼 공사비는 정부와 시공단 모두에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안전과 품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토부가 2022년 내놓은 사전타당성 검토연구보고서에도 “가덕도 신공항은 품질과 안전이 담보돼야 하는 주요 국가시설물”이라며 “사회적 이슈에 의한 공기 산정은 지양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함인선 한양대 건축학부 특임교수는 “매립식으로 조성한 지반이 안정화되는 데 필요한 절대적인 기간이 있는데 현재 준공 기한은 이를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필요한 경우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공사 기간 연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