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카이로스 파워’와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원자력 발전 없이는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카이로스가 가동하는 6∼7개 원자로에서 총 500MW(메가와트)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500MW는 수십만 가구가 이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카이로스는 2030년까지 첫 번째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가동하고, 2035년까지 추가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 에너지 및 기후 담당 수석 이사인 마이클 테렐은 “원전이 우리의 전력 수요를 24시간 내내 충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AI용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 수요를 일으키면서 미국 빅테크들은 앞다퉈 원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픈AI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한 SMR 업체 ‘오클로’에서 2027년부터 일부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을 재가동해 전력을 20년간 독점 공급받기로 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자회사 AWS는 올 3월 원자력으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를 인수했다. 올 7월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의 3분의 1 정도가 테크 기업들과 전력 공급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송전망 확대 사업이 부진한 데다 ‘미니 원전’으로 불리며 성장 가능성이 큰 SMR 관련 제도도 마련되지 못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포럼에서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안정적 전력 없이는 반도체나 AI 산업이 불가능하다”며 “신규 원전뿐 아니라 SMR 건설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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