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어닝쇼크에… 또다시 흔들리는 ‘반도체의 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6일 17시 12분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ASML발 어닝쇼크에 엔비디아,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출렁였다.

15일(현지시간) ASML은 3분기(7~9월) 장비 수주액이 26억 유로(약 3조 8500억 원)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53억 9000만 유로(약 7조 9800억 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ASML은 2025년 순매출 전망치도 300~350억 유로(약 44조 4500억~51조 8400억 원)로 기존 전망치(300~400억 유로)보다 하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ASML의 대중국 장비 수출을 통제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ASML의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47%였지만 이날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중국 사업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진한 실적엔 인텔,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 공장 증설을 연기하거나 투자를 지연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 강력한 발전과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다른 부문은 회복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는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SML은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전일 대비 16.26% 급락했다. 이는 1998년 이후 26년 만 최대 하락폭이다. 전반적인 반도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엔비디아는 4.69%, TSMC는 2.64% 하락했다. 16일 국내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각각 2.46%, 2.18% 하락했다. 16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5만 9500원으로 6만원선을 회복한 지 3거래일만에 다시 ‘5만전자’로 내려앉았다.
#ASML#반도체#엔비디아#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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