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ASML발 어닝쇼크에 엔비디아,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출렁였다.
15일(현지 시간) ASML은 3분기(7∼9월) 장비 수주액이 26억 유로(약 3조8500억 원)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53억9000만 유로(약 7조9800억 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ASML은 2025년 순매출 전망치도 300억∼350억 유로(약 44조4500억∼51조8400억 원)로 기존 전망치(300억∼400억 유로)보다 하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ASML의 대중국 장비 수출을 통제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ASML의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47%였지만 이날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중국 사업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진한 실적엔 인텔,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이 공장 증설을 연기하거나 투자를 지연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 강력한 발전과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다른 부문은 회복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는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SML은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전일 대비 16.26% 급락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4.69%, TSMC는 2.64% 하락했다.
한편 정부는 반도체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까지 총 8조8000억 원을 투입한다. 저리대출 프로그램(4조2500억 원)과 반도체 생태계 펀드(4200억 원)를 운영하고 반도체 인력 양성 및 인프라 구축 역시 지원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개최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