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부양책 실망감에 오히려 하락
투자-소비 부진 등 구조적 문제 심각
정부 돈 풀기식으론 해결에 한계
“변동성 너무 커 투자 신중해야”
중국 정부는 지난달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돈 풀기’ 식 조치로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감과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뒤섞여 중국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국 주식 투자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가 나온다.
● 부양책 효과 ‘약발’ 벌써 떨어졌나
최근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잇달아 내놨다. 오랜 증시 부진에 지쳐 있던 시장도 처음에는 환호하는 듯했다.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비롯해 각종 정책금리 인하를 발표한 지난달 24일과 내년도 예산 1000억 위안의 조기 투입 계획을 밝힌 이달 8일 사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1.89% 오르며 2022년 이후 하락분(21.30%)을 단 5거래일 만에 모두 만회했다. 같은 기간 선전종합지수는 36.3% 치솟았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마치 마취약을 쓰듯 가능한 모든 단기 부양책을 동원해서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를 돌려보자는 것에 (중국 정부의) 가장 큰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양책 ‘약발’은 오래가지 않았다. 8일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중국 증시는 중국 정부가 국채 추가 발행 등 3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12일 이후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6일 3,204.33에 마감해 8일 이후 8.18% 빠졌고, 선전종합지수는 13.3% 떨어졌다.
부양책 효과가 ‘반짝 랠리’에 그친 것은 그만큼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진한 민간 투자와 가계 소비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주식으로는 돈을 잃다 보니 민간 소비가 살아날 리 없다”며 “민간 투자의 경우 투자의 약 40%가 부동산 투자인데, 이게 3년째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민간 쪽 활력이 심각하게 저하돼 내수가 통 살아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소비력을 나타내는 소매 판매는 8월 전년 대비 2.1% 증가에 그쳐 7월(2.7%)보다 급격히 둔화됐다. 산업생산 역시 4.5% 늘어 7월(5.1%)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미 CNN은 “중국 경제는 잠재적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에 있으며, 5% 성장 목표 달성도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중국 당국은 재정정책 발표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더 과감한 정책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 불안정한 中 증시에 ‘투자 주의보’
결국 부양책이 일시적 효과를 불러온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개인투자자들 역시 한동안 중국 주식시장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경기 부양 강도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중국 증시는 언제든 휘청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진 않기 때문에 부양책만으로 추세적 반등이 있을 거라 보긴 이르다”며 “하루하루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럴 때는 신규 투자는 자제하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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