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등 미세공정 독보적 기술
빅테크 기업들 AI 칩 주문 쇄도
“엔비디아, TSMC와 제품결함 갈등
삼성전자와 파트너십 모색 고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칩 수요 폭증에 힘입어 시장 예상치를 웃돈 3분기(7∼9월) 순이익을 발표했다. TSMC는 특히 미세공정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어 내년에도 실적이 고공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17일 3분기 순이익이 3253억 대만달러(약 13조84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조사업체 LSEG가 예상했던 3001억 대만달러보다 8% 높은 수치다.
TSMC의 높은 성장세는 빅테크들의 AI 칩 주문이 쇄도한 덕분이다. TSMC는 엔비디아, AMD, 애플, 퀄컴 등 주요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을 하는 인텔도 최신 칩 루나레이크를 TSMC에 맡기기로 했다.
현재 TSMC 매출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첨단 공정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3분기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에서 발생한 매출이 TSMC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였다. 지난해 3분기에는 59%였는데 10%포인트나 확대된 것이다. 특히 최첨단인 3나노는 같은 기간 6%에서 20%로 3배 넘게 뛰었다. 덕분에 TSMC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47.5%에 달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 애플이 새로 출시하는 아이폰17 시리즈에는 TSMC가 만든 3나노 칩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TSMC가 독점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은 내년 공급량까지 완판될 만큼 인기가 뜨겁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거의 모든 AI 업체가 TSMC와 협력하고 있다”며 “AI 수요는 강력하고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빅테크들이 TSMC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경계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TSMC와 엔비디아는 올해 블랙웰이 생산 차질을 빚은 데 대해 양측이 제품 결함의 책임 공방을 놓고 고성이 오가는 수준의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는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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