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국정감사에서 본인의 가계대출과 관련된 오락가락 발언으로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이 빚어진 데 대해 재차 사과했다. 의원들의 거센 질타에 이 원장은 “과거에 좀 도를 넘은 부분이 있으면 자중하겠다”며 ‘정치할 생각이 있느냐’란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관리 과정에서 국민께 불편을 드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원장은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정부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해 관치금융이란 비판이 나온다”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 원장이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발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직권남용과 행정지도는 경계선상에 있는데 금감원장이 문서 아닌 구두로 은행장들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이고, 금융위원장인 양 월권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도가 아닌 말로 관리를 하다 보니 금융시장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시장에 혼란을 준 데 대해 사과했지만 시장 개입 취지 자체는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8월에 가계대출 상승 추세를 꺾지 않았다면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독 행정 범위 내에서 은행들이 앞서 (가계부채 연내 증가분)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것을 관리하려는 의도로 발언했고, 이는 정부 내 금융팀의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정치에 나설 것이냐란 질문과 관련해서는 “세 번째 국감인데 국감 때마다 총선에 출마하느냐고 물어보시는데 계속 ‘없다’고 답변드렸다”며 “이제 좀 믿어 달라”고 답했다. 이어 “과거에 좀 도를 넘은 부분이 있으면 자중하고 금융위원장을 잘 모시며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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