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같은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에 20일 내 판매대금을 정산해 주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법 개정을 정부가 추진한다. 1조 원대 미정산 피해를 낸 ‘티메프 사태’ 재발을 막으려는 취지다. 판매대금의 절반은 은행 등에 묶어두고 멋대로 쓰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제2의 티메프 사태 방지를 위해 대규모유통업법을 고치겠다며 복수의 선택지를 발표했는데, 공청회 및 여당과의 협의 등을 거쳐 최종확정했다.
개정법이 적용되는 사업자는 국내에서 중개 거래 수익이 100억 원 이상이거나 중개 거래 규모가 1000억 원 이상인 플랫폼이다. 당초 공정위는 중개 거래 수익 1000억 원 이상 또는 중개 거래 규모 1조 원 이상으로 기준을 10배 높이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채택하지 않았다. 이 경우 티몬 등은 제외돼 ‘티메프 빠진 티메프 방지법’이 될 우려가 있어서다.
기준에 해당하는 플랫폼은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한 날로부터 20일 안에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해줘야 한다. 법 적용 대상 사업자의 평균 정산 기일이 20일인 점을 고려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다만 숙박, 여행, 공연 등은 소비자가 실제 이용한 날을 기준으로 해 10일 안에 정산하도록 했다.
모바일 소액결제처럼 판매대금이 통신사 등을 거쳐오느라 플랫폼이나 결제대행(PG)사에 늦게 들어오는 경우엔 20일보다 늦게 정산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한 날로부터 17일이 지났는데도 플랫폼, PG사가 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는 플랫폼, PG사가 대금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3일(영업일 기준) 내 정산해주면 된다.
플랫폼이 직접 판매대금을 받아 관리한다면 대금의 50% 이상을 금융기관에 별도로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예치된 판매대금은 압류할 수 없고, 플랫폼이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플랫폼이 파산하는 경우에도 입점 판매자에게 대금을 우선 지급하고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변제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마련된 개정안은 이르면 다음 주 중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발의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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