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기로 뜨거웠던 지난여름 프랑스 파리, 대한체육회가 선수단 지원과 한국 문화 홍보를 하기 위해 마련한 ‘코리아하우스’는 스포츠인들의 열정만큼이나 한국 음식, 일명 ‘K푸드’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CJ제일제당이 떡볶이, 만두, 주먹밥, 김치 등을 판매한 ‘비비고 시장’ 부스는 매일 준비한 500인분의 음식이 4시간 만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은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주요 국가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매출은 2018년 첫 진출 이후 4년간 연평균 38%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2024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2024년 상반기 기준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8%로 2019년 39.4%에서 9.4%포인트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이 해외 매출 비중을 50%에 육박하게 끌어올리며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도약한 비결을 분석한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024년 10월 1호(402호)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성과는 2019년 미국의 대형 식품회사인 슈완스컴퍼니 인수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거래는 2조 원 규모로 CJ그룹의 역대 최대 인수합병(M&A)이었다. 당시만 해도 위험천만한 도전으로 보였다. 하지만 CJ는 슈완스를 인수한 이후 양사의 기업 대 소비자 간(B2C) 거래 유통망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미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3만 개 이상의 유통 점포에서 만두를 포함한 K푸드 전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성과로 2020년 비비고 만두는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국내외를 합쳐 연간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특히 비비고 만두 중에서도 ‘치킨&실란트로 미니완탕’은 미국 만두 시장 판매량 1위를 고수하는 인기 상품이다. 처음 CJ가 미니완탕 형태의 만두를 개발할 때 미니완탕을 과연 K푸드라고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하지만 회사는 현지인이 한식을 체험하게 하려면 우선 그들의 기호에 맞게 재료와 제품의 형태 등을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닭고기와 고수를 좋아하는 미국인의 취향을 반영하고 ‘미니완탕’ 형태로 만들어 수프, 볶음 요리에 부재료로 넣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제품명에는 덤플링이 아닌 ‘만두’라는 한국 고유의 명칭을 사용해 한국만의 창의적인 음식임을 부각했다.
CJ제일제당은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등으로 진출국을 확대하면서 생산 방식도 효율화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생산해 곧바로 인접 국가로 공급하는 ‘국가 간 거래(Country to Country·C2C)’를 늘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2022년 설립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은 베트남 내수 시장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중국, 일본, 유럽, 오세아니아 등으로 제품을 수출하며 글로벌 K푸드 전초기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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