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안 낳고 늙어가는 韓, 잠재성장률 2.0% 정체…美 역전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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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0월 20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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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재성장률 5년간 0.4%p 하락…주요 선진국 상승
韓, G7 중 2위 유지했지만…저출산·고령화로 성장률 저하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10.8. 뉴스1
8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10.8. 뉴스1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 수준으로 낮아지며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훨씬 큰 미국에도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로 추정했다.

2020∼2021년 2.4%였던 잠재성장률이 2022년 2.3%로 하락한 후, 지난해부터는 2.0%로 떨어져 올해도 2.0%로 유지됐다. 최근 5년간 0.4%p가 하락한 것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모든 생산요소(노동, 자본, 자원 등)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인 잠재 GDP의 증가율을 의미한다. 기관마다 추정 방식은 다르지만, 주로 노동력, 자본, 그리고 생산성이 잠재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경우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크지만 잠재성장률이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2020∼2021년 동안 잠재성장률이 1.9%였으나, 2022년에는 2.0%로 소폭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2.1%까지 올랐다. 올해도 2.1%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을 추월한 상태다.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외국인 유입이 활발해 노동력 측면에서 더 유리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한국의 산업구조 개편이 더디고 서비스 산업 경쟁력도 약한 데 비해, 미국은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독일 같은 주요 선진국들도 최근 잠재성장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독일은 2020년 0.7%에서 변동을 겪다가 올해 0.8%로 소폭 상승했다. 영국은 2020년 0.9%에서 작년 1.2%, 올해는 1.1% 수준으로 올라섰다.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 0.6%에서 2021년 0.7%로 잠시 상승했지만, 이후 해마다 하락해 올해는 0.3%로 추산됐다.

그럼에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 2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OECD의 올해 5월 추계에 따르면, 미국(2.1%)을 제외하면 G7 국가 중 잠재성장률이 한국(2.0%)보다 높은 국가는 없다.

캐나다(1.9%)가 미국 뒤를 이었고, 프랑스·이탈리아·영국(1.1%), 독일(0.8%), 일본(0.3%)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저성장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구조 개혁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중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GDP 증가율은 올해 2.4%에서 내년과 2026년 2.2%, 2027년에는 2.1%, 2028년에는 2.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잠재성장률 역시 올해 2.2%에서 2028년까지 2.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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