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에 추가로 3대의 항공기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EU)의 경쟁 당국인 유럽집행위원회(EC)는 2월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티웨이항공이 로마와 바르셀로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티웨이가 아시아나의 빈자리를 채워서 경쟁 체제를 유지하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5월부터 A330-200 항공기 5대와 승무원 등을 순차적으로 티웨이에 이관하고 있습니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주 16회 유럽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 3∼10월 기간엔 주 23회를 띄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3대의 장거리 항공기가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미 양 사는 필요한 경우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하는 데 협력하기로 약속을 했고, 대한항공은 A330-200 항공기를 추가로 3대 더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티웨이가 이를 거절합니다. A330-200은 좌석 수가 246석인데, 다른 장거리용 항공기보다 좌석 수가 수십 석 적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한항공에서 받은 A330-200 항공기 1대가 유압 계통 문제로 제대로 운항하지 못하는 등 안전과 정비 관련 문제가 잇따르는 점도 도입을 꺼리는 이유입니다.
티웨이항공은 추가 지원 항공기 중 2대를 좌석 수가 290석이 넘는 B777-300ER 항공기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이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B777을 운영해 본 적이 없기에, 대한항공이 인력과 부품, 정비 등 운영 전반을 모두 지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항공업계는 “티웨이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의견과 “대한항공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뉩니다. 이 과정에서 ‘통합 이후 항공사 간 건전한 경쟁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명제가 잊힌 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특정 항공사가 이득을 보는 구조로 항공업계가 재편돼서는 안 됩니다. 만약 티웨이항공이 경쟁력을 잃어 항공사 간 경쟁 구도가 깨지고, 그로 인한 독과점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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